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농협 양재남지점에서 발생한 금고 돈 도난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피의자인 조모씨(35)의 계좌를 조사한 결과 조씨가 3월 28, 29일 이틀간에 걸쳐 고객 계좌에서 12억여원을 추가로 빼돌린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농협 금고 돈 도난사건의 피해액은 지금까지 확인된 11억2800만원을 포함, 23억여원으로 늘었다. 농협 직원인 조씨는 범행 직후 잠적했으며, 위조여권을 이용해 중국 등지로 출국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11일 “조씨가 농협 고객들 수십명의 명의로 현금카드를 만들어 이들의 계좌에 있는 예금 12억여원을 자신의 계좌로 자동이체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에게 농협 고객 명의로 된 가짜 운전면허증을 만들어 준 고향 후배 정모씨(33)를 공문서 위조 혐의로 이날 구속하고 범행 공모 여부를 조사 중이다.
조씨는 지난해 10월까지 자금출납과장을 지내는 등 10여년간 농협 전산정보 부서에서 일해오다 농협 휴무일인 지난달 29, 30일 3차례에 걸쳐 모두 11억28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