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을 앞두고 마련한 교통대책이 지연 또는 수정되는 등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시가 발표한 계획들이 추진단계에서 어려움에 부닥치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 상당수 대책은 복원 착공일인 7월 1일 직전에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순환버스 도입 6월로 연기=시는 도심 안 승용차의 통행을 줄이기 위해 동대문운동장에서 종로와 을지로, 서울역 등을 오가는 도심순환버스 2개 노선을 3월까지 도입한다고 작년 11월 발표했다.
이 계획은 2월 청계천 복원공사 교통대책에서 4월15일로 연기된 데 이어 다시 6월10일로 미뤄졌다.
시 버스체계개선반 관계자는 “기존 업체의 노선 개편 없이 도심순환버스만 먼저 운행하면 노선이 중첩될 우려가 있고 버스별 색상과 디자인을 새로 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스노선 개편 차질=시는 버스체계를 간선과 지선으로 개편하기로 하고 노선체계 개편안을 4월까지 마련해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2월 발표했다.
시 버스체계개선반은 “도봉로와 미아로에만 7월 도입하며 모든 권역으로의 확대는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또 청계천 복원공사의 영향을 받게 되는 동아일보사∼신답철교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노선 조정안을 2월까지 확정해 3월 버스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한다고 발표했다.
시 대중교통과는 노선조정에 대한 자치구와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어 노선 확정은 늦어질 전망이다.
▽차선 개편 혼선=시는 대학로(종로5가∼혜화동 1.7㎞)와 창경궁로(혜화동∼종로4가 1.7㎞), 돈화문로(종로3가∼창덕궁 1㎞)를 모두 일방통행제로 바꿀 계획이었다.
그러나 돈화문로의 일방통행제는 사실상 폐기됐다. 대학로와 창경궁로는 6차로 중 4차로만 일방통행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하고 역방향 2차로는 남겨두는 차등차로제로 운영된다.
시 도심교통개선반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박완기(朴完基) 서울시민사업국장은 “청계천 복원을 앞두고 대중교통 중심으로 간다는 시의 정책에는 찬성하지만 준비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착공 시기를 정한 뒤 교통대책을 끼워 맞추다 보니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