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 대표가 16일 지난해 대선 직전 단일화 공조파기로 결별한 이후 4개월 만에 조우한다.
두 사람은 16일 오후 7시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일 축구국가대항전을 VIP석에 나란히 앉아 관전할 예정. 정 대표는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 노 대통령 부부의 옆자리에 앉도록 좌석이 배치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날의 만남을 통해 두 사람이 공조파기로 깊어졌던 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 전날인 지난해 12월18일 정 대표가 전격적으로 단일화 공조파기를 선언하자 당시 노 후보는 "빨리 정 대표를 만나 공조를 회복하라"는 참모들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차라리 잘 됐다. 대통령이 안 되면 그만이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그후 그는 당선자 시절인 1월22일 한국보도사진전에 참석한 자리에서 정 대표와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뒤 국회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러브 샷을 하던 사진을 보고는 "이 사진 때문에 골병 들었지. 결과적으로는 잘 됐지만…"이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후 노 대통령은 정 대표와의 후보단일화나 공조파기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정 대표 역시 대선 다음날인 지난해 12월20일 "국민과의 약속인 단일화를 끝까지 못 지키고 선거 막바지까지 혼란을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 사려 깊지 못한 판단에 대해 국민과 노 당선자에게 송구하다"는 대국민 사과성명을 낸 이후 말을 아껴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