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판매에 펜션 수입까지 이제는 웬만한 월급쟁이 부럽지 않아요.”
강원 평창군 봉평면 평촌리에서 ‘별빛사냥’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김기태씨(42). 그에게 농업은 더 이상 경쟁력 없는 재래산업이 아니다. 그는 유기농산물 재배와 펜션 사업을 적절히 조화시켜 ‘상품’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펜션사업을 하려던 게 아니었어요. 주말농장에 오신 손님들이 하루씩 묵어가고 싶다는데 마땅한 잠자리가 없더라고요. 바로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죠.”
김씨의 말처럼 별빛사냥의 전신(前身)은 주말농장이었다. 주말농장이란 유기농 재배 등 영농체험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밭 1∼3평과 종자(種子)를 주고 스스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별빛사냥은 주말농장 이용자를 위한 숙박시설로 출발한 셈이다.
“각종 산나물, 무, 배추, 고추 등 종자를 심어 수확하기까지는 보통 3∼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한번 오신 손님은 작물관리를 위해 계속 오시는 편이에요.”
펜션 사업의 가장 큰 애로는 성수기와 비수기, 주말과 평일 이용객수가 크게 차이난다는 점. 하지만 김씨는 유기농이라는 테마로 확실한 단골손님을 확보했다. 자연히 객실가동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12∼30평형 객실 4개로 구성된 달빛사냥의 평균 객실가동률은 60% 수준. 객실요금을 10만원으로 잡으면 연 매출액이 8760만원이다. 여기서 은행융자 비용과 유지비 등 연간지출액(월 150만원) 1800만원을 빼면 연수익 6960만원. 총 투자비(3억1600만원) 대비 22%의 연간수익률을 올리는 셈이다.
봉평 지역 유기농 작목반원이기도 한 김씨는 내친김에 이 지역 작목반원 11명과 함께 유기농을 테마로 또 하나의 펜션을 열 예정이다. 수확한 유기농산물을 저장, 가공, 포장하고 퇴비 숙성시설까지 갖춰 펜션 고객이 농산물을 맛보는 것은 물론 유기농 수확의 전반적인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공동 수확한 유기농 제품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에 판매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펜션 객실가동률을 높이고 유기농 제품도 판매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셈이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