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육상스타 칼 루이스를 비롯한 미국 스포츠 영웅들이 상습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91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약물담당이사를 지냈던 웨이드 엑슘 박사는 최근 발간된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를 통해 80∼90년대 미국의 올림픽 대표선수 중 상당수가 약물을 복용했지만 USOC가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엑슘 박사는 올림픽 육상에서 금메달을 9개나 획득했던 칼 루이스가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미국 예선전 당시 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루이스가 사소한 부주의로 약물을 복용했다고 하자 USOC는 이를 눈감아 주고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해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것.
엑슘 박사는 루이스 뿐 아니라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테니스 금메달리스트인 매리 조 페르난데스도 미국 내 예선전에서 수도에페드린을 복용했지만 감기약 성분이라고 주장해 넘어가는 등 88년부터 2000년 사이 100여명 이상의 미국 선수들이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으나 USOC가 모두 묵인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USOC는 즉각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지만 당사자인 칼 루이스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