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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히딩크 태극전사 싹쓸이?

입력 | 2003-04-16 17:44:00


“이천수는 물론 최성국까지 데려가겠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감독)이 ‘태극전사 싹쓸이’ 속내를 드러냈다.

잉글랜드의 저명한 축구 칼럼니스트이자 동아일보에 기고하고 있는 랍 휴스는 최근 “히딩크 감독이 이천수는 물론 최성국까지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브라질과 포르투갈의 평가전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는 것.

히딩크 감독은 2002월드컵이 끝난 뒤 이영표(25)와 박지성(22)을 영입했다. 이어 올 초 이천수(22·울산 현대) 영입에 나서 계약서 사인만을 남겨둔 상태였는데 이젠 최성국(20·울산 현대)까지 데려가겠다고 나선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왜 한국선수들에게 욕심을 부리는 것일까.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말했다. 이 해설위원이 지적한 히딩크 감독의 태극전사 영입 의도는 세 가지.

첫째는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라 2∼3년만 잘 조련하면 빅리그에 비싼 값을 받고 팔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 선수들도 히딩크 감독이 있는 네덜란드를 통해 잉글랜드나 스페인 등 빅리그로 가려고 하고 있어 양쪽 의도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둘째는 한국 시장 개척. 아인트호벤은 한국선수들을 영입하면서 TV 중계권 등 한국 마케팅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 아인트호벤 한국 대리인인 스카이컴의 한 관계자는 “아인트호벤이 아직 한국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영입은 마케팅의 연장선이다.

셋째는 2006년독일월드컵을 계산한 포석이라는 것. 현재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이 대표팀을 맡고 있지만 2006년까지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는 모르는 법. 만일 쿠엘류 감독이 신임을 받지 못한다면 누가 사령탑을 맡을까. 답은 하나. 히딩크 감독밖에 없다. 그래서 계속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잉글랜드진출을 노리고 있는 최성국은 “히딩크 감독이 불러준다면 기꺼이 가겠다”는 반응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