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포함해 부동산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내야 하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과세표준(과표) 현실화율이 현재 약 30%에서 앞으로 5년 뒤에는 50%로 높아진다. 과표 기준으로 약 67% 오르는 셈이며 누진세율을 감안할 때 실제 세금 부담은 최고 5배가량으로 늘어난다.
또 여성, 장애인, 저학력자, 비정규직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등 5대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차별금지법제정추진위원회가 설치된다.
대통령직속기구인 빈부 격차 및 차별 시정 기획단(단장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정책실장)은 16일 경기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7개 국정과제 추진기구 워크숍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빈부격차·차별시정 핵심 과제 추진 방향’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행정자치부 당국자는 “과표 현실화율이 30%에서 50%로 높아지면 지역과 주택 형태, 건축 시기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시가 2억∼3억원짜리 아파트의 재산세는 3∼5배로 오른다”고 설명했다.
재산세율은 과표에 따라 0.3∼7.0%다. 현재 재산세 납세자는 1200만명, 종합토지세 납세자는 1400만명이 넘는다.
기획단은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인상하는 대신 취득세와 등록세는 줄이기로 했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원 포착을 위한 직불카드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고 소득자료가 집계되지 않는 자영업자 583만가구에 대해 소득을 파악해 세금을 물리는 방안도 강구된다.
기획단은 실질소득이 높은 사람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보험 부과 및 징수업무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저소득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올해 안에 주택법을 제정하고 현재 330만가구나 되는 최저 주거기준 이하 계층을 줄이기 위해 △국민임대주택 공급 △전월세 보증금 융자확대 △주거환경개선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민임대주택을 차질 없이 공급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도 올해 안에 추진한다.
기획단은 또 빈곤층의 자활을 돕기 위해 올해 안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해 자활사업 참여대상을 차(次)상위 빈곤계층으로 넓히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사람에게는 근로소득공제와 직업훈련수당, 취업장려금 등을 지급하고 창업자금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일정 근로소득 이하의 빈곤계층이 근로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면 장려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근로소득세액공제제도(EITC)도 도입된다.
이 밖에 여성과 장애인, 저학력자, 비정규직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등 사회적으로 차별을 받는 계층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중심이 돼 차별금지법제정추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