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 녹음에 베스트로 꼽히는 LG아트센터(왼쪽)과 지원 시스템이 좋다고 평가받는 금호아트홀. -동아일보 자료사진
최근 국내에서 녹음된 우리 연주가들의 음반들이 심심치 않게 발매되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대진의 쇼팽 녹턴(야상곡) 전집 등은 음반매장의 상위 랭킹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품질도 인정받고 있다. 이런 음반은 어디서 녹음되는 것일까.
사방이 막힌 녹음실에서 녹음되는 가요나 팝뮤직과 달리 클래식 음반 엔지니어들은 자연음향을 가진 연주회장이나 교회를 선호한다. 자연스러운 반향음을 담을 수 있기 때문. 그래서 녹음공간의 선택은 음반의 완성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전국을 누비며 ‘음향 좋은 공간’을 찾아온 녹음 전문회사 ‘사운드미러 코리아’의 남성욱 실장에게 레코딩에 적합한 국내 공간들을 물어보았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교향악 등 대규모 작품에 적합한 따뜻한 잔향음을 갖고 있다. 피아노 음악이나 실내악에는 부적합하고, 연주자 스스로에게는 자기 스스로가 좋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단점.
▽LG아트센터=실내악 녹음에는 베스트로 꼽을 수 있다. 잔향이 짧지만 세밀한 소리까지 잘 잡힌다. 따뜻함은 모자라지만 현대적인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단 큰 편성의 녹음에는 적합하지 않다.
▽분당 요한성당=바닥이 돌로 되어 있고 잔향이 풍부해 유럽의 성당과 같은 아늑한 소리를 낸다. 실내악이나 바로크음악에 적합하다. 결점은 주변에 달리는 차량의 경적음이 끼어들기 쉽다는 것.
▽금호아트홀=잔향이 짧은 편이지만 여러 면에서 균형 잡힌 소리를 내고, 좋은 피아노가 있으며 지원 시스템이 좋아 애호되는 녹음공간.
▽오크밸리교회=이름처럼 바닥이 오크 재질로 되어 있어 따뜻한 나무 느낌의 잔향음을 낸다. 큰 편성은 어렵지만 바이올린 독주에서 특히 뛰어난 소리를 낸다.
남 실장은 이밖에 서울 성공회 대성당, 경동교회, 강원대 백령문화관 등을 뛰어난 음향을 갖춘 공간으로 꼽았다.
미국 사운드미러사의 아시아 총괄지사인 사운드미어 코리아는 2000년 설립 이래 낙소스사가 발매한 홍콩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반, 굿인터내셔널이 발매한 김대진 녹턴 시리즈 등에서 녹음을 주관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