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이상 남성의 12%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결핵·호흡기학회의 COPD 실태조사위원회(위원장 김동순·金東洵·서울아산병원 내과 교수)는 전국의 45세 이상 남녀 1673명(남 790명, 여 883명)을 대상으로 폐기능 검사를 실시한 결과 남자의 12%, 여자의 4%가 COPD 환자로 진단됐다고 16일 밝혔다.
국내에서 전국적인 표본을 정해 COPD 보유율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OPD는 사망률이 미국 4위, 한국 7위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천식과 비슷하게 호흡곤란과 기침, 객담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악화되면 기관지가 좁아져 고통을 겪는다. 발병 원인은 90% 이상이 장기간의 흡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0년 COPD로 인한 사망률이 세계 6위라고 밝혔으며 2020년에는 사망률이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원회는 보건사회연구원이 2001년 12월부터 3개월간 18세 이상 남녀 92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보건영향 실태조사 중 의료진으로부터 폐기능 검사를 받은 45세 이상 남녀 1673명에 대해 COPD 보유율을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5세 이상 남자 중 52%가 하루 한 갑 이상씩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의 COPD 보유율은 18%로 45세 이상 전체 남성의 평균 12%보다 높았다.
위원회는 사상 첫 실태조사 결과 국민의 COPD 보유율이 아주 높은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천식이나 기침으로 잘못 알고 있거나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COPD는 조기에 발견해 금연과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심한 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흡연율과 대기오염도가 높아 45세 이상 장년층은 주기적으로 폐기능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