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으로 현재 전면 해체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인 전북 익산시 국보 제 11호 미륵사지 석탑의 복원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6일 “2001년 미륵사지 석탑 해체 및 보수작업에 착수한 이래 지금까지 6층부터 3층까지 해체했으며 늦어도 내년까지는 해체작업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6층 지붕돌까지만 남아있는 이 탑을 해체해 붕괴 위험을 제거하고 그 상태로 복원할 것인지, 원형인 9층으로 복원할 것인지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발굴조사 결과 미륵사지에는 규모와 형태가 같은 동 서 두개의 탑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완전 붕괴됐던 9층짜리 동탑은 1992년에 복원됐다.
현재 해체 작업중인 서탑은 일제 때 보수한 모습대로 6층으로 복원할 경우 콘크리트로 덧씌우기한 탑 뒷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건립 당시 형태인 9층으로 복원하면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새로운 형태의 탑이 세워지는 셈이어서 문화재적 가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석탑을 구성하고 있는 석재의 재활용도 문제가 되고 있다.
1998년 한국건설안전기술원의 안전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탑을 구성하고 있는 전체 석재 249개 중 재사용할 수 있는 것은 76개(30%)에 불과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측은 “자문위원회에서 해체와 보수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6층으로 할지 9층으로 할지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백제시대 건축된 석탑으로 1915년 조선총독부의 지시로 붕괴 직전에 있던 탑의 남쪽과 서쪽 면을 모두 콘크리트로 덧씌우고 탑석 사이를 시멘트로 메워놓았다.
익산=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