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및 차별시정 기획단이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과표현실화율을 5년간 20%포인트 높이기로 함에 따라 세금이 크게 늘 전망이다.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는 실제 소득이 생기지 않아도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는 세금이다. 이 때문에 매번 인상될 때마다 반발이 컸다.
▽보유과세 인상 배경=기획단은 “보유세 부담이 낮아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는 사람도 세금을 적게 내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 서민들의 ‘내집 마련’ 어려움이 가중되고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는 과표현실화율이 시가의 약 30% 수준으로 턱없이 낮은 데다 과표계산방식이 불합리해 지역간 불평등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예컨대 작년 9월 기준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H아파트 26평형(시가 3억4000만원)의 재산세는 4만7000원, 종합토지세는 2만8000원가량이다. 이에 비해 서울 노원구 하계동 H빌라 49평형(시가 3억3500만원)의 재산세는 22만5000원, 종합토지세는 18만8000원이었다.
▽세금은 얼마나 오르나=과표현실화율이 지금의 30%에서 50%로 높아지면 과표는 67%가량 오른다. 누진세율을 감안할 때 세금은 이보다 큰 비율로 오르지만 주택의 형태, 위치, 구조, 가격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예컨대 A아파트의 과표가 30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세액은 과표구간별로 세율을 곱하면 된다. 즉 ‘1200만원×0.3%+(1600만원-1200만원)×0.5%+(2200만원-1600만원)×1%+(3000만원-2200만원)×3%’로 35만6000원이다.
과표가 5000만원으로 오르면 35만6000원에 ‘(4000만원-3000만원)×5%+(5000만원-4000만원)×7%’를 더한 155만6000원이 세액이다. 세금부담이 337%나 증가하는 셈이다.이에 비해 현재 과표가 4000만원을 넘는 사람은 최고세율에 해당하기 때문에 세율 자체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재산세 부담이 과표인상률보다 크게 늘지는 않는다.이처럼 과표현실화의 결과가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과표구간과 세율도 함께 조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