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의사 노먼 베순/이원준 지음 방대훈 그림/208쪽 7500원 이룸
수술대 위에 누운 한 사람을 위해 메스만을 드는 의사가 아닌,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 어떤 도움이 가장 필요한지 묻는 의사 노먼 베순(1890∼1939)의 일대기.
그는 민족이나 사상, 정치의 잣대로 환자를 가리지 않았다. 진실한 가슴과 따뜻한 손으로 상처 입은 이들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무장한 ‘큰 의사’였다.
1890년 캐나다에서 목사의 장남으로 태어난 베순은 어린 시절부터 암소 다리뼈를 유심히 관찰하는 호기심이 강한 소년이었다. 본래 ‘헨리’라는 이름을 가졌던 베순은 외과의사였던 할아버지의 뒤를 잇기로 결심, ‘노먼’이라는 할아버지의 이름을 이어받는다.
고국 캐나다가 1차 세계대전 참전을 선언하자 의학박사 학위 취득을 1년 앞두고 있던 베순은 육군에 자원입대한다. 그러나 잔인한 학살이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총상을 입고 6개월 만에 고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의대를 졸업한 뒤 군의관으로 영국 해군에 입대한다.
미국으로 건너가 병원을 개업한 그는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가난에 찌들어 치료받을 시기를 놓치고 마는 이들을 접하면서 세상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또 자신 역시 폐결핵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직접 경험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면 지금보다 두 배로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중국 의료봉사대에 자원한 베순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중국 민중과 함께한다. 포탄이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전장에서도 그는 메스를 놓지 않았다. 베순은 수술 중 메스에 베인 손가락이 세균에 감염돼 1939년 11월 13일 패혈증으로 사망한다.
이 책은 이룸의 ‘청소년 평전’ 시리즈 첫번째 권. 출판사는 “청소년들이 한 사람의 진솔한 삶 속으로 들어가 치열한 삶을 여행하고 나오기를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혁명가 체 게바라, 무술인 이소룡 등이 계속해서 나올 예정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