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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피아노名家 '브로드우드' 경영난으로 회사 문닫아

입력 | 2003-04-18 18:26:00


265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고(最古)의 피아노 브랜드 ‘브로드우드(John Broadwood & Sons)’의 명맥이 끊어지게 됐다.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최근 “브로드우드의 상표권을 보유한 글로스터셔의 브리티시 피아노사가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됐으며, 이에 따라 18세기 수제(手製) 피아노의 전통을 전해온 웰머 벤틀리 등의 브랜드도 함께 사라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1738년 존 브로드우드에 의해 피아노의 전신인 하프시코드의 생산회사로 출발한 브로드우드는 영국 왕실에 피아노를 고정적으로 공급해온 악기 명가. 베토벤 쇼팽 리스트 등도 이 회사에서 피아노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 브로드우드의 스승 버콧 셔디도 영국왕실에 하프시코드를 공급해 왔다.

19세기 후반 피아노가 상류 시민사회의 필수품이 되면서 전성기를 누린 이 회사는 20세기 초반 독일과 미국의 양대 스타인웨이사 독주체제가 확립되면서 재래식 생산방법을 고집해온 다른 회사와 함께 사양길을 걸어왔고, 최근에는 전자피아노가 널리 보급되면서 재정적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크리스 윌콕스 사장은 “20세기 초 영국에는 360개의 피아노 제작업체가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도 없다. 사실상 영국에서 피아노 생산은 끝났다”고 말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