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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의 증시산책]"게걸음 탈출" 상승조짐 곳곳에

입력 | 2003-04-20 17:40:00


증시 격언에 ‘젊은 시세는 눈 감고라도 사라’는 말이 있다. 오랫동안 하락 및 게걸음을 하던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서는 초기에는 과감하게 매수하는 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젊은 시세를 판단하는 지표는 4가지. 첫째, 주가가 3일 연속 상승해 주가 일봉 그래프에서 ‘적삼병(赤三兵)’이 나타나고 둘째, 20일 이동평균이 60일 이동평균을 상향 돌파하는 중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하며 셋째, 120일 이동평균이 하락세를 멈추고 오름세로 돌아서는 동시에 넷째, 최근 6개월 동안 볼 수 없었던 대량 거래가 터지는 것이다.

최근 증시는 젊은 시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주가는 18일 624.77에 마감돼 최근 14일 동안 89.07포인트(16.6%)나 올랐다. 중기 골든크로스가 21일에 일어날 것이 확실하다. 게다가 120일 이동평균도 조만간 오름세로 돌아설 추세다. 거래소의 하루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4월중에 각각 7억4554만주와 2조7177억원으로 1∼3월보다 18.0%와 61.1% 늘었다.

중기 골든크로스+120일 이동평균 상향 반전+거래 증가가 겹치면 대세상승이 나타날 때가 많았다. 2001년 11월5일 중기 골든크로스가 나타난 뒤 종합주가는 5개월 동안 66.9%나 올랐다. ‘9·11테러’ 때 바닥보다 18.0%나 올라 단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주가는 거침없이 올랐다. 98년 10월15일에도 중기 골든크로스가 나타난 뒤 9개월 동안 2.7배 상승했다.

증시 주변 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 증시를 짓누르던 북한 핵문제가 대화로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외국인도 대량 매도를 멈추고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으며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이탈한 자금도 주식 매수에 나설 조짐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 정부가 경기 활성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상하지 못한 돌출 악재가 나오면 다시 500대로 되밀릴 것이란 우려가 말끔히 가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가는 오름세로 방향을 잡았다는 견해가 많다. 외국인과 기관 및 개인 큰손들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기 시작하면 대세상승이 본격화될 수 있다. 그때는 이익이 조금 났다고 팔기보다는 이익이 극대화될 때까지 버티는 게 바람직하다.

홍찬선 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