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이라크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쟁통에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이산가족 프로그램’ 방송이 바그다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17일부터 이라크인들이 외부의 연고자들에게 짧게 안부를 전하는 ‘이라크로부터의 소리’ 방송을 시작했다. 비디오폰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알 자지라의 방송망을 타고 전 세계 수백만명의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바그다드 주민 500만명은 그동안 미영 연합군의 공격으로 전화망이 파괴되는 바람에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가족이나 친지들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또 국내에서도 피란길에 가족들과 헤어진 뒤 서로 안부를 알지 못해 발만 동동 굴러왔다.
이 프로그램 담당 PD인 디마 카티브는 방송이 나간 후 가족들의 소식을 확인하려는 해외 거주 이라크인들로부터 전화와 팩시밀리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 첫날인 17일에는 기자가 카메라 앞으로 몰려드는 이라크 군중에게 무작위로 마이크를 주는 식으로 진행됐으나 18일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행렬이 생겼으며 바그다드에 있는 이집트인과 시리아인, 리비아인들도 출연했다.
이영이기자 yes202@donga.com
외신 종합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