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9일 “주한미군의 주둔은 우리의 자주국방 위에 하나 더 높은 목적을 위한 것이지, 우리의 국방력 자체를 근본적으로 보완하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며 “우리의 자주국방으로 다 할 수 있고, 그 밖에 미군의 역할이 있어서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자 신고를 받고 “그동안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누가 대한민국은 자주국방을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대답이 망설여진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미군 주둔은 필요성이 있고,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며 “지금까지는 대북억지력이 그 목적이었다면, 앞으로는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균형자로서 지역 안정에 (그 목적이) 있는 만큼 한국군의 자주국방력을 바탕으로 해서 한국군과 미군이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하는 새로운 군사적, 정치적 목표를 갖고 주둔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이어 “그럼에도 주한미군을 재배치한다거나 숫자를 조금 줄인다는 얘기만 나오면 전 국민이 불안해 어쩔 줄 모르고 정치인들은 당장 큰 위험에라도 노출돼 스스로의 안정조차 지켜낼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처럼 우왕좌왕하는 등 여론이 들끓는다”면서 “주한미군 상황의 약간의 변화 때문에 국민이 불안해하는 국방태세는 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