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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신도 2만명, 바그다드 함락이후 최대 反美시위

입력 | 2003-04-20 18:56:00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이슬람 신도 2만여명이 18일 금요기도회를 마친 뒤 거리로 몰려나와 바그다드 함락 이후 최대의 반미시위를 벌였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시아파와 수니파가 함께 모인 시위대는 시내 중심가 아자미야에 모여 미군 철수와 이슬람인에 의한 정부 건설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라크는 이라크인에게” “노(No) 부시, 노 후세인, 예스(Yes) 이슬람” “노 시아, 노 수니, 예스 예스 이슬람 단합”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했으나 유혈 충돌은 없었다.

미군은 바그다드 등지에서 반미 정서가 고조되자 이라크 내 각지의 해병대를 22일까지 전부 철수시키기로 하고 전통적으로 치안 등 민정 업무를 맡아온 보병 제4사단 3만명을 19일부터 배치하기 시작했다.

또한 미 국방부 산하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ORHA) 처장으로 내정돼 과도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이라크 국정을 위임받은 제이 가너 예비역 중장이 재정 법률 전문가 20여명과 함께 21일 바그다드에 도착한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그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는가는 이라크인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군은 이라크인의 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바그다드 외곽 국제공항 △남부 나시리야 인근 탈릴 △서부 사막지대 H1 비행장 △북부 쿠르드 자치지구 내 바슈르 비행장 등 4개 전략 요충지를 장기 사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20일 전했다.

미군은 이날 사담 후세인 정권에서 부총리와 재무장관을 지낸 히크마트 알 아자위의 신병을 이라크 경찰로부터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신경가스인 VX가스 개발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과학자 후사얀 압둘라 알 아니도 미군 당국에 자수했다.

미군은 1주일 안에 ‘인도적 목적의 비행기 이착륙’을 위해 바그다드 국제공항(구 사담 국제공항)의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