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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이야기]류청희/카오디오의 어머니는 군 무선장비

입력 | 2003-04-21 18:32:00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이 되면서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즐겁게 해 주는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장비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시초는 라디오다. 자동차에 라디오가 처음 설치된 것은 1914년이라는 기록이 있지만 당시 라디오는 차가 정지해 있을 때에만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최초의 실용적인 자동차용 라디오는 미국의 전기기술자인 윌리엄 리어가 만들었다. 군에서 무선장비를 처음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제대 후 연구소를 설립해 라디오와 무선장비의 개발에 나섰다. 오랜 연구 끝에 그는 자동차에 실을 수 있을 만큼 작은 라디오를 설계해 냈다.

그러나 혁신적인 설계에도 불구하고 직접 제품으로 만들 여력이 없었던 리어씨는 갤빈 매뉴팩처링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에 생산을 맡겼다. 바로 여기에서 만든 제품이 1929년 등장한 세계 최초의 자동차용 라디오 ‘모토로라(Motorola)’였다.

자동차를 뜻하는 모터(Motor)에 유명한 빅터사의 축음기 빅트롤라(Victrola)를 합친 단어인 모토로라는 곧 갤빈사의 주력 상표가 되었고 오늘날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로 유명한 모토로라사의 시초가 되었다. 요즘은 거의 모든 차에 라디오가 기본장비로 나오지만 초창기에는 자동차 구매자들이 라디오를 따로 사서 달아야 했다.

한편 개발자인 리어씨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항공기용 무선장비와 소형 자동조종장치를 정부에 납품해 큰돈을 벌었다. 이렇게 번 돈으로 항공기 사업에 손을 댄 그는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 비즈니스 여객기회사인 리어사를 세우고 항공기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용 FM 스테레오라디오는 69년 독일 블라우풍트에 의해 개발됐다.

라디오에 이어 카세트 플레이어가 자동차용 오디오시스템에 적용된 것은 1970년대 초반의 일이다. 84년에는 일본 마쓰시타(파이어니어)가 자동차용 CD 플레이어를 처음 만들었다. 요즘 한창 인기 있는 자동차용 인공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CNS) 역시 마쓰시타가 90년 처음 개발했다.

류청희 자동차 칼럼니스트 chryu@auto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