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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동물우화展 …당신이 동물이라면 어떤 모습?

입력 | 2003-04-22 17:39:00

윌리엄 웨그만의 '신데렐라'


신랑 신부차림을 하고 결혼사진을 찍은 강아지 커플, 미술관을 어슬렁거리는 원숭이 사진, 닭과 병아리들의 가족사진…. 6월22일까지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동물우화전’은 동물의 모습으로 현대 인간 사회를 풍자하는 사진전시회다. 김중만씨 등 한국작가 4명을 비롯, 프랑스 미국 영국 중국 등에서 모두 36명의 작가가 77점을 선보인다.

동물 모습에서 인간의 얼굴을 읽어 보자는 취지인 만큼 사진에는 감상자 자신의 내면이 비칠 수도 있다. 때로는 불안하게 다가서기도 하고, 때로는 익살스럽게 보인다.

윌리엄 웨그먼의 ‘신데렐라’는 예식장에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 촬영에 응하는 신랑 신부의 모습을 찍은 작품이다. 신랑과 신부는 사람이 아닌 개.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이 개들을 통해 작가는 현대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중국작가 양젠종의 ‘닭가족 시리즈’는 아들을 낳아 대물림을 해야 하는 중국의 대가족 제도를 살짝 비튼 풍자와 은유를 보여준다. 무려 스물여덟마리 닭과 병아리가 뼈대있는 가문인 양 의젓하게 기념촬영에 임했다. ‘천국의 모임’을 낸 샌드 스커그런드는 분홍빛 공간에 흩어져 있는 다람쥐들의 모습으로 불안과 공포의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윤정미씨는 자연사박물관에 대한 사진작업으로 생명체 진화의 현실을 점검하고자 했다. 02-720-0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