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달구벌 대첩’ 첫 경기의 승자는 이승엽(27·삼성)이었다.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1위 삼성과 2위 기아의 2003프로야구 경기. 올 시즌 양강으로 꼽히는 두 팀간의 첫 대결은 ‘우지끈’ 하고 터진 이승엽의 홈런포 두 방으로 단숨에 승부가 갈렸다.
0-0인 삼성의 1회말 공격 1사 1루. 볼카운트 2-2에서 이승엽은 기아 리오스의 바깥쪽 직구를 가볍게 툭 밀어쳐 기습적인 2점 홈런을 뽑아냈다. 허리를 뺀 채 팔로만 스윙했으나 공은 좌측 담을 훌쩍 넘어버렸다.
3회 타석에 선 이승엽은 이번엔 리오스의 커브를 잡아당겨 우월 1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대구팬들을 열광시켰다. 19일 SK전에서의 역전 3점 아치까지 포함해 3타석 연속 홈런. 개막전 3연타석 홈런에 이어 개인통산 2번째 진기록이다. 이날 2개의 홈런을 날린 이승엽은 팀 동료 마해영(5개)을 제치고 홈런부문 단독선두로 앞서나갔다.
삼성은 3회까지 뽑은 4점을 선발 임창용과 마무리 노장진(7회)의 ‘필승 계투조’로 잘 막아 4-2 승리를 지켜냈다. 기아는 7회 김경언 장정석 김상훈의 3연속 2루타로 2점을 추격했으나 9회 1사 1, 2루의 찬스를 무산시켜 역전에 실패했다.
잠실구장에선 두산의 일본인 투수 1호 이리키 사토시가 한국 무대에서 첫 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6이닝 무실점한 선발 이경필에 이어 2-0으로 앞선 7회부터 구원등판한 이리키는 2와 3분의 2이닝 동안 9타자를 맞아 볼넷 1개에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마무리 실력을 보여줬다.
‘소방수’인 이리키는 그동안 두산이 계속 패하는 바람에 좀처럼 등판기회를 갖지 못했고 5경기에서 2패만 기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었다.
20일 한화를 이겨 12연패에서 탈출한 롯데는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선발 염종석이 6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으로 잘 버티며 5-3으로 승리해 2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대구=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