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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축제를 찾아서]함평 나비축제

입력 | 2003-04-23 17:26:00

나비 축제장에 모인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유리상자속의 나비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조선 후기 전라도 관찰사를 지낸 이서구(1754∼1825). 그가 지은 ‘호남가’는 이렇게 시작한다.

‘함평 천지 늙은 몸이 광주 고향 보려 하고, 제주 어선 빌려 타고 해남으로 건너갈 제, 흥양에 돋은 해는 보성에 비쳐 있고, 고산의 아침 안개 영암을 둘러있다. (이하 생략)’

전라도 54개 고을의 산수와 풍속을 풀어 놓은 남도의 대표적인 이 단가. 그 첫 머리에 등장하는 곳이 함평이다. 그 ‘함평 천지’가 해마다 5월이면 ‘나비 천지’로 변한다. 99년 시작, 벌써 5회를 맞는 ‘함평 나비 대축제’ 덕분. 올해는 5월 3∼11일(9일간) 함평천 수변 공원과 친환경농업지구 (1000만평)에서 열린다.

수변공원에는 꽃으로 수놓을 초대형 나비 문양의 꽃밭(4만8400평)이 조성된다. 노란 유채꽃과 자운영의 꽃물결이 넘쳐흐를 판. 매발톱 할미꽃 금낭화 같은 들꽃도 심는다. 나비는 600평 규모의 나비 관(실내)에서 볼 수 있다. 호랑나비 배추흰나비 노랑나비 등 6만여 마리가 부드러운 날갯짓으로 허공을 가를 전망. 흐드러지게 핀 꽃 사이로 날아다닐 나비 떼를 쫓다보면 장자(壯者)의 표현(제물론 편)대로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의 호접몽(胡蝶夢)에 젖어들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해까지는 온실에서 나비의 성장과정(유충에서 성충까지)을 지켜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꽃밭에 나비를 풀어 놓고 직접 잡아볼 수 있게 한다. 더불어 나비 생태관에는 나비의 일생을 성장과정별로 전시한다. 또 나비 곤충 표본 전시관에는 50종 200여 마리의 북한채집 나비와 세계의 곤충, 멸종 위기의 동식물을 전시한다.

나비 축제라고해서 나비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함평천 행사장에서는 양서류와 파충류도 전시하고 미꾸라지를 잡는 등 다양한 전시 및 행사가 마련된다. 누에가 실 뽑는 모습도 직접 확인한다. 널뛰기 윷놀이 투호 같은 전통놀이마당도 있다. 애완견 및 애완동물 전시장도 관람객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 무료셔틀버스 운행. 노선은 홈페이지 참조.

나비축제는 문화관광부 선정한 올 상반기 9대 축제 가운데 하나. 지난해 130만 명이 다녀갔다고 함평군측은 밝혔다.

함평 나비축제 일정날행사5월3일전야제-불꽃놀이 4일개막식-나비가장행렬 축하공연 푸른 음악회 5일어린이날-기념공연 창작뮤지컬 나비 패션쇼 6일환경마당극 ‘버터플라이’공연, 나비 연 날리기 7일충주세계무술축제 초청공연, 트로트경연대회 8일어버이날-기념공연, 나비쌀 씨름 왕 장사힘겨루기

●여행정보

◇찾아가기 △대중교통 ①철도=서울→함평 새마을호(3회·4시간8분) 무궁화호(10회·5시간) ②고속버스=서울↔함평(3회·5시간) 1만5100원. △손수운전 ①서해안고속도로=함평IC∼23번국도 ②호남고속도로=장성IC∼24번국도

◇주변 관광지 ①함평 해수 찜=궁산면 손불리. 관절염, 산후통증, 피부미용에 효험.

②돌 머리 해수욕장=수천 평 송림을 배경으로 펼쳐진 1㎞ 해변과 주변의 갯벌 풍경이 아름다운 곳. 갯벌에는 게 조개 해초류가 많아 자연학습장으로 좋다.

③용천사 꽃 무릇 공원=해보면 불갑산 기슭의 용천사는 신라의 고찰. 용머리에서 솟는 샘물, 사찰 주변의 꽃 무릇 군락이 유명하다.

◇함평 특미 ①함평 쌀=‘함평 쌀밥 먹은 사람은 상여가 무겁다’는 말이 있을 만큼 쌀맛이 좋다는 평. ②함평 한우=예로부터 우시장이 크게 형성된 함평의 한우는 육질이 부드럽다고. 육회와 선지국 비빔밥이 유명하다. ③향토음식=보리새우, 엽삭젓 등.

◇안내 △전화= 061-320-3224 △함평 나비축제= www.inabi.or.kr △함평군청= www.hampyeong.jeonnam.kr

◇종합생태체험장 입장료=어른 5000원, 학생 3000원. 나비관, 수련 및 연꽃 전시관, 창포물에 머리감기 체험장, 누에일대기 체험학습장, 천연염색 체험코너, 나비환경관련 작품전시회 등.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