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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쟁점]수원 우만고가차도 건설

입력 | 2003-04-23 18:09:00


경기 수원시 우만동 수원구치소와 인계동 청소년문화센터를 연결하는 왕복 2차로의 우만고가차도(길이 660m, 폭 17m, 높이 9m) 건설을 놓고 주민들과 시가 2개월째 마찰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고가차도가 생기면 주거 환경이 나빠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시는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서는 고가차도 건설이 불가피하다”며 공사 강행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공사 재개를 놓고 시와 업체, 주민들이 충돌하면서 20여명이 다치자 주민들은 밤에 시장 집 앞에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양측은 모두 폭력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 고발했다.

▽우만고가차도=수원시는 지난해 5월 길이 2.4㎞, 왕복 6차로의 ‘동수원 IC∼호텔 캐슬’간 도로를 개통했다.

시는 이어 내년 4월 완공 예정으로 고가차도 공사를 1월 4일 착공했으나 2월 중순부터 주민 반발로 공사가 중단됐다.

시 관계자는 “고가차도 공사는 1997년부터 도로와 함께 계획됐으나 월드컵 경기가 임박해 착공을 뒤로 미뤘던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반발=우만고가차도 주변에는 신성아파트(272가구), 현대아파트(404가구), 인계 선경아파트(1000여 가구) 등 3개 아파트 단지와 연립, 일반 주택 등이 밀집해 있다.

주민들은 고가차도 공사현장 주변에서 매일 30여명씩 돌아가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인호 주민대책위원장은 “높이 9m의 고가차도가 건설되면 아파트와 연립주택 3, 4층 높이에 사는 주민들은 집안이 외부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차량에서 생기는 소음과 분진, 매연 등으로 문도 못 열게 되는 등 주거환경이 크게 훼손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고가차도 양측 끝 지점에 교통신호등이 있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월드메르디앙·2000가구 공사 중) 진출입로와 접해 있어 오히려 교통체증이 가중된다며 지하차도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의 대책과 전망=시 관계자는 “고가차도 양끝 지점의 신호등을 연동체계로 운영하면 주민들이 우려하는 체증은 없을 것”이라며 “아파트 5층 높이의 방음벽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앞으로 동수원사거리∼법원사거리 일대의 교통량을 감안할 때 고가차도 건설은 불가피하며 지하차도는 공사기간과 사업비, 급경사 등 도로 구조문제로 인해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동수원 IC∼호텔 캐슬간 도로를 건설한 S사에 고가차도 공사를 맡긴 것에 대해 주민들이 특혜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도로의 연장선상에 있어 설계변경을 통해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고가차도 건설계획을 시가 철회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혀 양측의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