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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위 NSC업무보고]의원들 '대북 자존심' 촉구

입력 | 2003-04-23 18:43:00

나종일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정부가 유엔 인권위의 대북인권결의안 표결에 불참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2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국회 국방위 업무보고에서는 우리 정부의 유엔 인권위 북한 인권규탄 결의안 표결 불참, 베이징 3자 회담 한국 배제, NSC 간부들의 안보관 등이 집중 거론됐다.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의원들도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고 있는 나종일(羅鍾一) 사무처장을 상대로 현 정부의 안보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대북 자존심’을 촉구했다.

우선 이날 베이징 3자 회담이 시작된 것을 의식한 때문인지 우리 정부가 이 회담에서 배제된 데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당 이만섭(李萬燮) 의원은 “우리 정부의 온건 일변도 정책이 결과적으로 북측의 강경 벼랑끝 외교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은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지, 나 처장이 책임져야 할지 모르겠지만 창피해서 못 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나라당 강창희(姜昌熙) 의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대미 자존심’을 강조하는데 ‘대북 자존심’이 손상되는 게 더 심각하다”고 가세했다.

나 처장은 “모양새가 100%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에 공감하지만 직간접적인 채널을 통해 회의 성사에 적지 않은 노력을 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회담 형식에 집착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진전에 장애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 처장이 “지난해 본국 훈령에 따라 대북 인권 문제가 유엔 인권위에 상정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답변한 것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민주당 이용삼(李龍三) 의원은 “우리 정부가 나서서 하기 어려웠다는 말인데, 그렇다고 다른 나라가 대신 하는 것까지 막는 것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날 국방위에서는 나 처장과 이종석(李鍾奭) 사무차장의 대북관도 도마에 올랐다. 강창희 의원은 이 처장에게 “지난해 6월 북한의 서해무력 도발에 대해 ‘북한이 보여준 화해태도와 정황으로 봤을 때 꼭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개입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고, 이 차장은 “북한의 계획적인 도발이라는 것은 분명히 말했다. 다만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것이다”고 답했다.

한편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의원은 NSC 조직의 확대 개편과 관련해 “다른 부처와의 업무 중복이 우려된다”고 지적했고, 천용택 의원은 “NSC가 다른 기관을 조종하고 통제하는 옥상옥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