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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의 테마여행]삼바의고향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찾아

입력 | 2003-04-24 17:21:00

하늘에서 내려다본 리우데자네이루의 도시풍경과 해안선. 왼쪽으로 예수상이 서 있는 코르코바도 언덕이 있고 마주 보는 곳에 봉긋하게 솟은 바위가 팡데아수카르다.사진제공 월드콤


탱고, 삼바, 보사노바 등의 라틴 댄스는 북미와 유럽의 대중음악과 재즈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중 삼바는 20세기 초에 등장한 것이다. 포르투갈어의 남성명사인 삼바의 어원은 아프리카 반투족의 일원인 킴분두족의 말, ‘셈바(semba)’에 기원을 두고 있다. 원을 지어 춤을 추는 사람들이 서로 배꼽을 들어올려 부딪치는 춤의 형태를 뜻한다고 한다.

● 여행자들을 위한 단기 삼바학교도 삼바가 시작된 곳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다.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 흑인이나 혼혈인들이 리우의 북동부 지역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생활은 꿈꾸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자유가 주어졌지만 빈곤이 함께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중심가를 떠나서 산동네인 모로에 정착해 슬럼을 이루게 되었다. 삼바는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브라질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이 들여온 앙골라풍의 춤곡 ‘룬두’와 이것에 서양의 리듬이 결합해서 리우에서 처음 나타난 춤인 ‘마쉬쉬’라는 아프리카풍 춤곡에서 파생된 것이다.

2003년 리우카니발에서 격렬하게 삼바를 추는 여성무용수들. 카니발이 열리지 않을 때는 여행객 등을 상대로 단기교육을 하는 삼바학교의 강사로도 활동한다.사진제공 월드콤

템포가 빠르고 굉장히 리드미컬한 삼바의 반주 형태는 시골풍 삼바의 간단한 타악기 앙상블에서 사교댄스화한 30년대의 화려한 오케스트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같은 삼바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세련된 사교댄스화한 것을 ‘삼바 카리오카’라 하며 보통 삼바라고 할 때는 이를 가리킨다. 삼바의 춤동작은 생각보다 굉장히 단순해 몸을 앞뒤로 흔들며 스텝을 밟기만 하면 돼서 누구든 쉽게 익힐 수 있다. 우리에게도 삼바는 이미 친숙한 음악이다.

삼바의 본고장인 리우는 인구 600만명이 넘는 대도시다. 규모면으로는 상파울루 다음의 대도시지만 명성으로는 상파울루 이상이다. 세계 3대 축제의 하나로 손꼽히는 리우카니발의 명성 때문이다. 축제기간은 2∼3월이지만 다른 때 이 도시를 방문해도 삼바를 만끽할 수 있다.

우선 브라질의 민속무용인 쇼로와 감미로운 터치의 보사노바 연주, 호화찬란한 삼바쇼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대극장들이 많다. 이파네마 해변 가까이에 있는 리우 최대 규모의 대극장 ‘스칼라’와 빠른 템포와 호화로운 의상으로 유명한 ‘플라타 포르마 운’이 대표적인 곳이다. 또 여행 중에 쉽게 삼바를 배울 수 있는 학교도 성업 중인데, 리우에만 대략 70개의 삼바학교가 있다. 이들은 특별 그룹(기량이 가장 뛰어난 14개의 팀으로 강사진이 구성되어 있고, 매년 카니발 행진 때의 성적으로 순위가 결정된다)을 포함, 모두 6개의 그룹으로 나뉜다. ‘삼바학교’라는 명칭은 공식적인 학교가 아니라 카니발 기간에 매년 정해진 주제에 따라 행진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팀을 부르는 것에서 시작됐다. 1928년 리우의 작곡가 이즈마엘 실바가 자신의 카니발팀을 ‘삼바학교’라고 부른 데서 유래하는데 지금은 삼바를 배우기 위해 찾는 일반인이나 여행자들에게 강습을 해주는 실제적인 ‘학교’로 활동하고 있다.

리우의 관광루트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많은 중심가 센트로이고 다른 하나는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남부의 해안 리조트 지구이다. 센트로 지구는 200년 동안이나 브라질의 수도였던 리우의 역사와 긍지를 엿볼 수 있을 정도로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문화시설도 집중되어 있다. 특히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는 대표적인 쇼핑거리로 유명하다. 생활용품을 파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이곳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리우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늠할 수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곳이다. 반면에 해안 지구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코파카바나 해안을 비롯해 플라멩코, 보타포고, 우르카, 이파네마 해안이 이어져 있다.

브라질 국민이 영화 ‘흑인 올훼’에 나온 것처럼 남루하게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해안가에 즐비한 최고급 리조트들을 바라보면 생각이 달라질 듯싶다. 워낙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특급호텔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파카바나 해변은 수많은 카페테리아와 고급 부티크, 선물가게들이 즐비한 곳으로 세련된 차림의 멋쟁이들을 볼 수 있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 등이 숙박해서 화제가 된 리우 최고의 호텔, 코파카바나 팰리스 호텔도 이곳에 있다.

● 하늘에서 즐기는 공중 산책

해발 710m의 절벽 꼭대기에 서 있는 예수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화면을 압도한 그 장면을 기억해낼 것이다. 리우의 상징인 이 그리스도상은 1931년에 완성됐는데 높이만 30m, 양쪽으로 벌린 팔의 길이만 28m이다. 낮 시간에 해안 지구에서 바라보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하얀 십자가 같고 해가 진 후 조명을 받은 모습을 보면 리우를 단단히 지켜주는 엄숙한 수호천사같은 느낌이다.

그리스도상을 중심으로 펼쳐진 코르코바도 언덕은 시 전체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식 등산전차가 있지만 만약 제대로 리우를 볼 요량이라면 독특한 방법을 권하고 싶다. 하나는 울트라 라이트라고 하는 소형 경비행기를 이용한 관광비행이고 다른 하나는 헬리콥터 관광이다. 어느 쪽이나 요금은 다소 비싸지만 리우의 독특한 해안선이나 화려한 해변, 코르코바도의 그리스도상을 바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박진감 넘치는 기분은 비할 데가 없다. 특히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팡데아수카르, 인디오의 언어로 ‘까끌까끌한 작은 섬’이라는 뜻의 기암들은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이름 그대로의 느낌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여행칼럼니스트 nolja@worldpr.co.kr

● 여행정보

1. 찾아가는 길

우리나라에서 브라질까지 직항편은 없다. 대한항공(02-2656-2000)의 경우 인천에서 뉴욕(소요시간 13시간 40분) 혹은 로스앤젤레스(11시간)까지 이동한 뒤 다시 상파울루를 거쳐 리우데자네이루까지 브라질 항공(VARIG)편으로 이동할 수 있다. 비행 총 소요시간은 경유시간 포함해 29∼33시간이다.

2. 기타

리우데자네이루를 포함해 칠레 페루 브라질 등 3개국을 돌아보는 중남미 3개국 여행상품 가격이 299만원 정도다. 문의는 데일리투어 02-6324-1300. 브라질에 관한 여행정보는 주한 브라질 대사관(02-755-6379)과 브라질 정부 관광청(EMBRATUR)의

홈페이지(http://www.brazil.org.uk/)에서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