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보다는 증여가 대체적으로 싸게 치인다.’
최근에 결혼식을 올린 노미호 주리애 커플. 신혼여행을 다녀온 다음날 노씨 아버지로부터 새로운 얘기를 하나 들었다. 친척 제사 때문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문중 땅(300평, 공시지가 1억원)이 자신의 명의로 돼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것.
신랑 아버지는 어차피 아들에게 물려줘야 할 땅인 만큼 어떤 식으로 넘겨주는 것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느냐고 아들과 며느리에게 물었다.
이미 여러 차례 부동산을 증여받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은 이럴 때는 전문가를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세무사를 찾았다.
“상속과 증여 중 어떤 방법이 좋습니까.”(노씨 부부)
“앞으로 그 땅의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달려있지만 아무래도 증여가 낫죠.”(세무사)
“미리 증여세를 내면 금융비용을 손해 보는 것은 아닐까요.”(노씨 부부)
“상속세가 증여세보다 세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죠.”(세무사)
세무사가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 첫째는 과거 경험으로 미뤄볼 때 부동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만큼 가격이 쌀 때 세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낫다는 것.
둘째는 물려받은 전체 재산 금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물리는 상속세보다는 개별 재산에 따라 세율을 적용하는 증여세가 아무래도 세 부담이 적다는 것.
가령 노씨 부부 사례처럼 현재 1억원짜리 땅을 증여받으면 자녀 공제 3000만원을 제외한 7000만원(과세 표준)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세율이 10%이기 때문에 산출세액은 700만원. 여기에서 이 금액을 3개월 안에 자진 신고하고 납부하면 10%를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어 실제로 내야 하는 증여세는 630만원이다.
반면 증여를 하지 않고 20년 후에 노씨 아버지가 사망한 다음 상속받으면 세금이 크게 늘어난다. 사망 당시 전체 상속 재산이 50억원가량 되고 땅값이 5억원으로 오르면 상속세는 세율 50%를 적용받아 2억5000만원을 세금(상속세)으로 내야 한다. 증여했을 때보다 세금 부담이 40배 정도로 늘어나는 셈이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