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는 해트트릭, 데이비드 베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결승골을 포함해 2골. 역시 ‘축구의 별’ 다웠다.
24일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경기장에서 열린 2002∼200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준결승 2차전.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는 전반 12분 구티가 찔러준 볼을 받아 질풍같이 쇄도하며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5분과 14분 다시 골을 추가했다.
베컴은 2-3으로 뒤지던 후반 17분 교체투입됐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1차전에서 부진했던 베컴 대신 부상에서 막 회복한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을 선발출장시켰기 때문. 베컴은 들어간 지 9분 만에 트레이드마크인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리고 경기종료 6분 전에는 결승골을 뽑았다.
‘잉글랜드의 영웅’ 베컴을 선발 명단에서 뺀 퍼거슨 감독은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써야 할 판. 믿고 내보낸 베론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반면 베컴은 자신을 벤치에 앉혀둔 데 대한 시위라도 하듯 내리 2골을 터뜨렸기 때문.
AC 밀란도 홈에서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욘 달 토마손의 결승골로 아약스(네덜란드)를 3-2로 꺾고 4강에 합류, 인터 밀란과 맞붙게 됐다.
AC 밀란과 인터 밀란은 나란히 밀라노를 연고지로 하는 ‘지역 라이벌’. 1899년 AC 밀란이 먼저 창단됐고 인터 밀란은 1908년 출범했다. 그런 만큼 양 팀의 자존심 경쟁은 대단하다. 인터 밀란과 AC 밀란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2, 3위를 달리고 있다. 양 팀은 5월8일 1차전을 벌인다.
챔피언스리그 4강전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대결이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팀인 반면 유벤투스와 AC 밀란, 인터 밀란은 이탈리아팀이다.
양종구기자 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