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여고 이성진
여자 양궁 ‘신데렐라’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전 국가대표 김조순과 윤혜영을 배출한 명문 홍성여고 3년생인 이성진(18). 전국대회 우승경험이 한 번도 없을 만큼 무명인 이성진은 원주양궁장에서 진행중인 국가대표 4차 최종 선발전에서 3위에 올라 태극마크를 눈앞에 두고 있다.
3차 선발전 1위를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던 이성진은 23일 1회전 2위에 이어 24일 2회전 9위로 종합배점 25점을 확보, 3위에 랭크됐다. 이변이 없는 한 국가대표 8명안에 포함될 것이 확실하다.
1m64, 65㎏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이성진은 지난해 중고연맹전에서 개인전 2위를 차지했고 홍성에서 열린 초중고화랑기대회에선 356점으로 30m 주니어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재목. 실업팀 선수들과 함께 뛰는 성인무대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활달한 성격의 이성진은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활을 쏘는 게 최대강점. 여자대표팀의 서오석 감독은 “활을 쏘는 타임도 빨라 ‘속전속결’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육상 단거리 선수 출신으로 충남 홍주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양궁을 시작한 이성진은 이날 경기를 끝낸 뒤 “바람이 많이 불어 기록이 좀 나빴다”며 “첫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인데 꼭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여자양궁은 전통적으로 고교생이 국제무대에서 초강세를 보인 종목. 84년 LA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서향순은 당시 광주중앙여고생이었고 ‘신궁’ 김수녕은 청주여고 재학 시절 88올림픽을 제패했다. 윤미진 역시 경기체고에 다니면서 시드니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한편 남자부에선 장용호(예천군청)가 최영광(선인고)을 제치고 중간순위 1위에 올랐다.
원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