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낙지 문어 등 연체동물 중에서 작고 볼품 없는 주꾸미는 봄철에 주가를 한층 올린다.
4, 5월에 잡히는 주꾸미는 투명하고 맑은 알이 가득 차 있어 어느 계절보다 특이하고 쫄깃한 맛이 난다.
반면 낙지는 쌀쌀한 기운이 돌 때 제 맛이 나기 때문에 미식가들은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고 말한다.
인천 해안가에서는 값싸고 싱싱한 주꾸미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떨어진 충남 태안반도 등에서는 주꾸미 축제까지 열리고 있다.
새우젓 시장으로 유명한 인천 남동구의 소래포구에는 주꾸미잡이 어선만 70여척이 있다.
인천 연안과 김포 대명포구 어촌계어촌계연락처소래032-442-6887연안(만석, 북성부두 관할)032-772-3652척전 032-832-1165고잔032-811-7356송도032-832-5495강화 선두 011-753-9386강화 매음032-932-7870대명031-988-6394
23일 오후 6시경 소래포구 선착장에 접안한 신진호(8t급). 이날은 조수간만의 차가 별로 심하지 않아 어선들의 어획량이 평소보다 약간 적었다.
신진호가 자월도 인근 해역에서 10시간 조업 끝에 잡은 주꾸미는 10㎏에 그쳤다.
신진호 선장 정수근씨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지면 하루 1t가량의 주꾸미를 잡게 될 것”이라며 “봄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해파리 피해가 별로 없어 주꾸미 꽃게 등의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소래포구 어시장에서는 주꾸미가 많이 잡힐 경우는 1㎏(20마리가량)이 5000원에 팔리지만 이날은 주꾸미 가격이 1㎏에 1만원으로 치솟았다.
소래포구 어시장 내 수백개의 점포에서는 배에서 갓 내린 주꾸미를 판다.
경인전철 인천역에서 가까운 인천 동구 만석부두와 중구 북성부두(일명 똥마장)에서 활동하는 주꾸미 어선은 10∼20척. 이곳에서 싱싱한 주꾸미를 사려면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찾는 것이 좋다.
특히 부두 입구(고가도로 밑)에는 싱싱한 주꾸미를 원료로 볶음과 매운탕을 해주는 ‘원조 할머니집’(032-773-2419), ‘안면도’(032-763-7041) 등 주꾸미 전문점이 몰려 있다.
매립공사가 진행 중인 송도신도시 인근 해안가의 송도, 천전, 동막어촌계 소속 어민들은 경운기를 타고 갯벌로 들어가 맨손으로 주꾸미를 건져 올리고 있다. 물때를 잘 맞추면 어민들에게서도 주꾸미를 살 수 있다.
강화도와 경기 김포시 대명포구는 주말 나들이를 겸해 주꾸미를 시식해볼 수 있는 곳이다. 강화도에서 주꾸미가 많이 나오는 포구는 가천의대 앞의 길상면 선두리 포구와 삼산면 매음리 포구(석모도) 등이 꼽힌다.
이들 지역에서는 10∼40여척의 어선들이 꽃게와 함께 주꾸미잡이를 하고 있다.
90여척의 어선들이 드나드는 대명포구 어시장에는 선주들이 직접 운영하는 30여개의 점포가 있다. 이곳에서는 주꾸미 외에 장어 꽃게 등 자연산 수산물을 시중에서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