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중인 개그우먼 박경림이 26일 예일대 올드캠퍼스 내 린슬리치텐든홀 강단에 섰다. 그는 유명 정치인도 아니고 내노라는 학자도 아닌데다 걸걸한 목소리와 사각 턱의 주인공이기에 더욱 더 큰 화제가 됐다. 전화로 그와 대화를 나눴다.
김성덕=예일대 강의를 축하한다.
박경림=먼저 나에 관해 끊임없이 기사를 쓰는 한국 기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계속해서 나를 화제의 중심에 놔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웃음)
김=강의가 정말 성공적이었나?
박=어마어마하고 대단했다. MBC ‘게릴라 콘서트’에서 1만4000명을 동원한 적 있는데 그보다는 적었다. (강의가 열린 곳은 150석 규모다) 그렇지만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내내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했고 끝나고도 웃으며 나갔다.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김=강의 주제가 ‘한국 연예인이 바라보는 한국문화’ 였다던데…. 사각 얼굴에다 거부감 있는 목소리, 이쁘지도 않은 외모인 박경림같은 사람도 스타가 될 수 있는 ‘박경림 현상’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했나.
박=난 내 목소리를 사랑하고 내 콤플렉스를 사랑하는 ‘95%의 대변인’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데뷔 초기엔 턱도 깎고 성대 수술을 하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팬의 사랑을 받은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95%의 대변인’이라니?
박=세상의 이쁘고 잘난 사람 5%를 제외한 나머지 평범한 95%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평범 95%’는 ‘5%의 이쁜이’들 때문에 괜히 못나 보인다….
김=예일대 강단에 선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을텐데 떨리지 않았나?
박=원래 무대체질이라 사람이 많을수록 에너지를 얻는 것 같다. 빨리 영어 공부를 마스터해서 다음 번엔 영어로 강의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김=‘별이 빛나는 밤에’의 아르바이트로 방송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고 들었다. 고등 학생때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집안이 어려웠나?
박=동명여고를 나왔는데 그 옆이 선일여고였다. 아버지께서 그 선일여고 수위를 하셨다. 하지만 그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아르바이트는 꽤 많이 했는데 뭘하든지 최선을 다했다. 겨울에 찹쌀떡 장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하룻밤에 1000개를 판 기록을 세웠다.
김=한창 잘 나갈 때 유학을 결심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동기가 무엇인가?
박=일부에서는 내가 한국에서 스캔들이 안나니까 외국에서 스캔들을 만들려는 속셈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김=꿈이라면?
박=연예계 데뷔때부터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 쇼’정도 되는 프로그램을 한번 하고 싶은데 그럴려면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외국 초대 손님이 오면 통역없이 진행하고 싶기도 했고….
김=안부 전하고 싶은 사람?
박=이문세 박수홍 아저씨. 오빠라고 부르면 날 여자로 보고 접근할까봐 원천봉쇄하기 위해 ‘아저씨’라고 부른다.
김=정말 스캔들은 언제 일으킬건가.
박=2년 뒤 한국가면 엄청난 스캔들 만들기로 감독님하고 약속했잖아요. 그날까지 참고 열심히 공부만 할게요.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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