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에 나서 1승5패.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유일한 잠수함 선발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4월 성적표는 참담했다.
김병현은 30일 피닉스 뱅크원 볼파크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았지만 홈런 2방을 포함해 6안타 2볼넷 5실점해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은 3.19에서 4.00으로 나빠졌고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피칭(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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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핸드스로 투수로 투구 동작이 클 수밖에 없는 김병현은 지난 5경기에서 29이닝 동안 3개의 도루만 내줬지만 메이저리그 최고의 기동력을 자랑하는 플로리다 타선에 3개의 ‘줄 도루’를 허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2회 데릭 리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알렉스 곤살레스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동시에 3루를 허용했고 곧이어 토드 홀랜스워스에게 선제 2점 홈런을 헌납했다. 3회에는 안타 2개로 2사 1, 2루에 몰렸고 곤살레스에게 쐐기 3점 홈런을 맞았다.
김병현의 부진도 아쉬웠지만 애리조나의 물방망이는 더욱 야속했다. 25일 몬트리올전에서도 김병현이 7이닝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하는 동안 1점도 빼내지 못했던 애리조나는 이날도 5회까지 0의 행진을 계속했다. 8회 이후에야 추격전을 벌였지만 5-7로 패배.
김병현으로선 선발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할 말은 있는 셈. 기록상으로도 김병현은 투수의 객관적 능력을 재는 대표적인 기준 중 하나인 피안타율이 이날 집중타를 맞아 0.01 이상 올라갔지만 0.216에 불과하다. 이는 내셔널리그 16개 팀의 규정이닝을 채운 61명의 선발 중 12위에 해당하는 성적.
그러나 김병현은 자신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 팀 타선의 득점 지원이 1.6점에 불과해 61명 중 60위에 머물고 있다. 반면 애리조나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3.78점. 필라델피아의 랜디 울프(9.39점)나 콜로라도의 넬슨 크루즈(9.22점) 같은 투수는 평균자책이 김병현보다 못해도 각각 2승1패와 3승1패의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4월이 김병현에겐 얼마나 잔인한 달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병현은 팀 내 선발 중에서도 평균자책은 가장 낮지만 유독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커트 실링(1승2패·평균자책 6.59)이 4.28점, 엘머 드센스(2승2패·평균자책 4.71)가 4.79점의 도움을 받았다.
김병현으로선 올해 박찬호가 텍사스로부터 지원받은 4.23점만 됐어도 최소 3승은 거뒀을 게 분명하다.
한편 최희섭(시카고 컵스)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서 4-2로 앞선 8회 1사 후 대타로 나가 삼진 1개를 기록했고 박찬호는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