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7월 도봉로와 미아로를 시작으로 시내 버스체계를 간선과 지선으로 개편하는 데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굴곡이 많은 현 노선을 직선화해 간선도로에는 외곽에서 도심으로 바로 들어오는 간선버스가 다니도록 하는 대신 지역거점에서 간선도로까지는 지선버스를 운행해 통행 속도를 높인다는 것이 시의 구상.
동북부 지역 버스운송업체는 시의 구상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돈도 시간도 낭비”=버스업계와 일부 시민들은 한 번에 갈 수 있던 곳을 여러 번 환승해야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로 강북구 수유동에서 동작구 흑석동의 중앙대까지 가려면 지금은 84번 버스를 타면 되지만 개편 후에는 지선과 간선을 네 번 갈아타야 한다는 것. 어디든 기본적으로 두 번 이상은 갈아타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 도봉구 도봉동에서 종로5가까지 현재 약 500m 간격으로 25개의 정류장이 있지만 개편 후엔 정류장이 700∼900m 간격에 17개로 줄어 버스를 타려면 더 많이 걸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환승에 따른 교통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의견도 많다. 시는 간선과 지선을 별도로 운영할 방침이기 때문에 브라질 쿠리티바시처럼 요금을 한 번만 내면 어디로든 갈 수 있게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朴用薰) 대표는 “최악의 경우 환승이나 요금 때문에 버스 이용시민이 줄어들 수도 있다”며 “시민의 부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침소봉대(針小棒大) 마라”=서울시는 “도식적으로 해석해 단점만 부각시킨 결과”라고 반박한다.
환승 문제의 경우 기본안을 보고 판단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시는 아직 노선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노선의 경우 환승부담이 적도록 조정할 방침이어서 수유동에서 중앙대까지 네 번 갈아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분석 결과 한 번 환승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 갈 수 있다”며 “도봉 미아로 주변 시민들의 현재 환승률은 36%이므로 이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버스정류장이 종전보다 줄어들지만 정류장이 많으면 버스의 운행속도가 느려지므로 정류장까지 조금 걸어서라도 빠른 버스를 타는 게 낫다는 것이 시의 시각이다.
시는 요금문제와 관련해 “교통카드 한 장으로 모든 버스와 지하철을 탈 수 있고 버스요금은 간선요금만으로 지선버스도 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버스 운영주체가 달라도 카드의 정보를 읽은 컴퓨터가 각 업체의 몫을 나눠주는 게 가능하다는 것.
시는 우선 도봉 미아로에 간선과 지선버스 체계를 도입할 때 현재 50원인 환승 할인액을 300원 수준으로 올릴 방침이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