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주신 최고의 식품이라는 차(茶). 경남 하동군의 쌍계사 주변은 중국서 가져온 차나무를 심어 처음으로 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곳이다. 사진은 하동의 차밭.사진제공 하동군청
《‘계절의 여왕’ 5월의 첫날. 축제의 계절이 열린다. 신록 아름다운 자연을 무대로 펼쳐지는 다양한 축제. 어린이날 연휴에는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3~5일)와 담양 대나무축제(2~5일), 한산모시문화제(1~6일)가, 석탄일(8일)에는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8~11일)가 열린다. 5월에는 축제장으로 가족여행을 떠나자.》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1978년 4월. 경기 연천군 한탄강 하류의 전곡리에서 주한미군 병사 그레그 보웬은 낯선 돌 네 개를 주웠다. 고고학을 전공한 그는 이 돌을 서울대박물관에 보냈다. 결과는 구석기 유물. 이듬해 발굴이 시작됐고 2000여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기원전 30만 년 전(전기 구석기 시대) 이곳에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
특히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동아시아에서 첫 출토돼 고고학계를 놀라게 했다. 동아시아 구석기에는 주먹도끼 문화가 없다는 모비우스(미국)의 학설을 뒤집은 획기적 ‘사건’이었다. 매년 5월 초면 열리는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사진)는 그런 배경 덕분에 보통의 축제와는 의미가 다르다.
벌써 11회째. 올해도 역시 3~5일 구석기 유적지에서 펼쳐진다. 상상만 해도 흥미진진한 원시로 되돌아가 직접 겪어보는 역사 엔터테인먼트 행사로 꾸며진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축제행사
▽구석기 체험스쿨=4, 5일. 돌감을 골라 날을 다듬어 주먹도끼 등 구석기를 직접 만든다. 이 석기로 나무와 뿌리를 다듬으며 석기 사용법도 익힌다. 조각난 돌을 조합해 석기를 복원해 보고 복제 작업으로 문화재를 복원하는 방법도 배운다. 즐문토기 제작을 통해 신석기시대의 농경 정착문화로의 이동과정도 추적한다. 구석기 주거형태인 움집도 직접 만들고 어린이들이 고고학자가 되어 유물을 찾는 가상발굴교실도 연다.
▽세계 인류 기원전=상설. 한양대박물관 주관. 인골화석 및 선사주거지 축소 복원품, 석기 유물과 선사시대 예술품 전시.
▽기타=타악기로 원시 의사소통을 재현하는 ‘퍼쿠션 퍼포먼스’, 소리극 ‘난타’ 및 인류 진화과정을 몸동작으로 표현하는 마임 공연,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보관했다가 1년 후 되받는 ‘편지 타임캡슐’ 등등.
●여행정보
▽찾아가기 △대중교통 ①철도=의정부역↔한탄강역(오전 6시~오후 11시 매시 20분 출발·42분) 1200원 ②시외버스=서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앞↔전곡(30분 간격·1시간50분) 2300원 △손수운전 ①의정부~동두천~3번국도~전곡 ②문산~파주~37번국도~전곡.
▽문의=연천군청(www.iyc21.net) 031-839-2952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차나무 많은 지리산의 쌍계사 계곡(경남 하동군). 요즘 이곳에선 찻잎 따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다. 가지에서 막 돋은 어린 찻잎이야말로 최고의 맛과 향을 지닌 녹차 원료이기 때문.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차▼ 찻잎은 곡우(穀雨·올해는 4월 20일) 절기 전후에 따기 시작한다. 앞뒤로 각각 5일간 딴 찻잎으로 만든 차는 최상품인 ‘우전’이다. 4월25~30일 딴 찻잎으로 만들면 ‘세작’, 이후부터 5월10일까지는 ‘중작’, 10~20일까지는 ‘대작’으로 분류한다. 4월 말~5월 말 찻잎 따는 시기의 하동은 평균 기온 13.8도로 찻잎이 피기에 딱 알맞다.
차나무는 가야시대에 인도로부터 왔다는 설도 있지만 삼국사기에는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대렴공이 당나라에서 차씨를 가져와 이곳에 처음으로 심었다고 되어 있다.하늘이 내려 준 최고의 식품이라는 차. 하동이 우리 차의 시배지가 된 것은 적당한 기후덕분이다.
‘차의 고향’ 하동에서는 해마다 ‘야생차 문화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8~11일 열린다. 장소는 차 시배지. 야생 차나무에서 찻잎을 손으로 직접 따거나 달군 가마솥에 넣어 살짝 찐 뒤 멍석에 비벼대며 습기를 제거해 녹차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도 있다. 대렴공으로 분장하는 가장행렬, 첫차의 수확을 기념하는 헌다례(獻茶禮)도 볼거리. 진교사기마을에서 전통 가마를 이용해 차 사발 빚기 체험, 세계의 명차 및 새 차 시음, 차를 넣은 음식 전시 및 판매 등 이벤트도 다양하다.
●여행정보
▽찾아가기 △대중교통 ①철도=서울↔하동 무궁화호(1회·6시간56분) 1만9200원. ②시외버스=서울(남부터미널)↔하동(6회·5시간) 2만1900원 △손수운전 ①호남고속도로=전주IC~임실~남원~구례~하동 ②88고속도로=남원IC~19번국도~하동
▽주변 관광지=지리산의 쌍계사와 칠불사 등 고찰, 섬진강, 화개장터, 불일폭포, 하동댐 등. 강 건너 매실마을(광양시 다압면)의 청매실농원도 가 볼 만하다.
▽향토음식=섬진강 재첩국과 참게탕.
▽문의=하동군청(www.hadong.go.kr) 지역경제과 055-2371∼4
▼그 밖의 축제▼①한산모시문화제(1~6일)=충남 서천군 한산면의 한산 모시관 일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에서 채취한 짚과 갈대로 움집을 짓고 그 안에서 한 필의 세모시가 생산되는 과정(모시풀 껍데기 벗기기→태 모시 만들기→째기→날기→짜기)을 시연한다. 체험도 가능. 한산모시 새벽장(6일 오전 4시), 한산모시옷 패션쇼(매일), 저산팔읍 길쌈놀이 시연(2~4일), 모시진상 재현과 마당극(2~4, 6일) 등이 볼거리. 어린이날에는 온종일 모시체험장에서 특별 놀이마당을 펼친다. 문의는 서천군청(www.seocheon.go.kr) 041-950-4224
②담양 대나무축제(2~5일·사진)=한국대나무박물관(담양읍 천변리)이 있는 담양읍내 구죽물 시장 등지. 전국 죽검베기 대회(3, 4일)와 대나무 악기공연(4, 5일), 죽검 무술 시연(3, 5일)이 볼 만하다. 문의(www.bamboofestival.org)는 061-380-3223, 4
③지리산 한방 약초축제(3~7일)=동의보감을 쓴 허준의 스승으로 조선의 신의(神醫)로 불렸던 류의태가 태어난 경남 산청군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축제. 지리산 자락의 산청군은 80%가 산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이 축제는 동양 한의학의 우수성과 이 산에서 나는 유수한 약초를 알리기 위한 것. 장소는 산청군 공설운동장 일대. 천연염색체험, 허준 마당극 공연, 왕산 전통한방관광지에서 자생약초 설명회, 사상의학 체험실, 약초장터, 한방무료진료 등 다양한 행사 마련. 황매산 철쭉제(4, 5일), 제1회 천상병 문학제(3, 4일·시천면 ‘귀천 시비’ 앞), KBS전국노래자랑(산청군편·6일 산청읍 경호강 일대)도 함께 열린다. 문의는 www.jirisanherbfestival.or.kr 혹은 산청군청(www.sancheong.ne.kr) 055-970-6421~3
④완도 장보고 축제(2~5일)=청해진을 중심으로 해상에서 활동했던 장보고를 주제로 한 축제. 완도군 주최, 완도무역항 제1물량장. 풍어제(3일)와 해상왕 장보고 행차 길놀이(3~5일), 청해진 유적지 탐방 및 유람선 승선, 해군함정 관람, 재래 김 만들기 등 체험행사, 청해진 바다음식 축제 및 특산품 판매장(이상 2~5일), 노젓기(3, 4일), 유태평양 국악공연(4일) 등. 문의는 완도군청(www.wando.go.kr) 061-550-5255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