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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덕의 연예토크]가수 전진 누드사진 협박 파문

입력 | 2003-05-05 17:50:00


스타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영화 제목?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프라이버시(Privacy)란 ‘사람의 눈을 피하다’라는 라틴어 ‘Privatun’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요즘 연예인들은 ‘사람의 눈을 피하지 못해’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나체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힘든 날을 보냈던 전진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김=한 달 만에 보네. 반갑다.

전=혼자 있고 싶은데 감독님이 보자고 해서 할 수 없이 나오니까 전 별로 안 반가운데….

김=요즘 좀 힘들지?

전=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조용히 지내고 있다. 사람 만나기도 두렵고….

김=사진을 처음 받아봤을 때 기분이 어땠어? 난 네가 협박범에 시달린다고 고백할 때보다 처음 사진을 받아 봤을 때가 더 충격적이었을 것 같아.

전=솔직히 얘기할까? 사진을 처음 보는 순간 갑자기 O양 B양 비디오 주인공들의 얼굴이 확 스쳐 지나갔다.

김=왜?

전=비디오와 사진의 차이만 있을 뿐 나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사람들도 얼마나 황당해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네티즌들은 전진의 경우 남자라 떳떳이 공개하고 동정론까지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도 하는데….

전=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남자도 사람이고 수치심을 느낄 줄도 안다.

김=전진의 사건 전에 유진의 사진 건도 있었다. 유진의 경우는 전진의 사진에 비하면 옷도 다 입고 있었는데 연예계 활동을 잠시 쉬겠다며 괌으로 떠났다.

전=연예인이기 전에 우리도 똑같은 사람이고 젊은이라는 걸 이해해줬으면 한다. 그 사진은 박용하씨의 이메일이 해킹당해 퍼진 거라고 하는데 연예인의 사생활이 노출되면 당장 피해자는 우리들인데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사죄해야하는 우리 입장이 때론 억울하다.

김=연예인들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문제다. 미스코리아에 당선되자마자 중고등학교 졸업 앨범 사진이 인터넷에 뜨고, 성형수술을 했느니 안 했느니 도마 위에 오르고. 여자 연예인들은 휴대전화 카메라 공포 때문에 헬스클럽 탈의실이나 사우나에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런 사생활 침해가 인터넷의 발전으로 더 하면 더 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 스스로의 양심에 몰래카메라를 하나씩 달고 다니는 수밖에. 나는 네가 지난밤에 한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협박을 해오더라도 떳떳할 수 있게….

전=어쨌든 물의를 일으켜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김=이번 기회에 건강관리도 할 겸 술도 좀 줄여. 난 소주 10병 마시고도 새벽까지 눈이 말똥말똥한 친구는 처음 봤네.

전=….

방송작가·영화감독 CEO@joyfree.com

(전진은 얼마 전 나의 청춘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려다가 스케줄이 맞지 않아 결국 못하게 되었지만 이날 밤이 새도록 그 작품에 대한 분석을 늘어놓았다. 너무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영화를 무척 하고 싶어 하는 열정적인 친구인데, 이번 일을 성장통으로 받아들이고 좋은 영화배우로도 거듭나길 바란다. 어려울 때 만나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