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족과 함께 집 근처의 유적지로 갔다. 아이와 함께 온 일본인 엄마가 야외결혼식장을 묻기에 안내도 해주고 전통혼례도 구경할 겸 동행했다. 그런데 막상 결혼식장에 가보니 혼례장소 바로 옆에서 엿을 파는 상인이 스피커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채 엿가위로 장단에 맞춰 춤을 추고, 아이스크림과 솜사탕을 파는 상인들 주위에는 아이들이 몰려 있었다. 또한 예식이 시작된 뒤에도 한복에 선글라스를 낀 하객과 머리를 풀고 삿갓을 쓴 사회자, 치마가 짧아 구두가 다 보이는 진행요원 등 우리의 미풍양속을 흐트러뜨리는 모습들만 눈에 띌 뿐이었다. 외국인들의 눈에 우리의 전통혼례가 어떻게 비쳤을지 생각하니 몹시 부끄러웠다. 예식은 ‘인륜지대사’라는 말이 있다. 관할 구청은 이를 시급히 시정해야 할 것이다.
송귀영 서울 강동구 암사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