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워크숍에 참가한 이준경 강지숙 모녀, 작가 이윤령씨가 진행할 워크숍 작품. '꽃잎으로 만든 나만의 브로치와 목걸이' 그리고 작가 이숙현씨(왼쪽)의 목걸이 작품을 함께 착용한 이씨와 이씨의 어머니. 사진제공 큐레이터 전명옥씨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4층 전시장.
금속공예작가 박수진씨가 지도하는 ‘딸과 엄마가 함께 만드는 장신구 워크숍’에서 엄마와 딸들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목걸이를 만드는 데 열중했다.
“이것 만들어지면 하고 다닐 거니?” (강지숙·47·서울 성북구 돈암동)
“나오는 것 봐서.” (이준경·동구여중 3년)
‘엄마와 딸을 위한 장신구’전(12일까지) 한쪽에 마련된 워크숍. 작가의 시연에 따라 참가자들이 장신구를 직접 만들어 착용하는 행사다. 이날 워크숍은 허브 이파리 문양이 새겨진 아트클레이 목걸이 만들기.
강씨가 허브 이파리를 따서 점토 위에 놓고 누르려고 하자 이양이 자기 것은 미뤄두고 엄마 것을 거든다. 강씨는 “역시 딸은 엄마와 잘 통해 좋다”고 말한다.
“근로자의 날에 함께 인사동에 나왔다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마음이 통해 워크숍 참가를 신청하게 됐어요. 딸은 초등 고학년이 되니 친구처럼 돼 함께 여행을 자주 다녀요.”
박정란씨(38·강동구 둔촌동)가 “딸을 둔 엄마들을 보면 부럽다”고 말하자 박씨의 아들 유지웅군(위례초교 6년)은 “왜 ‘엄마와 아들을 위한 장신구전’은 없느냐”고 반문하면서 “내가 참가함으로써 ‘엄마=딸’이란 고정관념을 깼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친구 2명과 함께 참가한 만삭의 20대 주부는 “뱃속의 아이와 함께 왔다”며 “아이도 기쁜지 배를 발로 찬다”며 웃었다.
작가 박씨는 “초등학생이라도 엄마가 조금만 거들어주면 만들 수 있는 작품들”이라며 “‘직접 우리들만의 장신구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딸뿐 아니라 어머니와 함께 참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회에서는 엄마와 딸이 함께 착용하도록 장신구 200여점이 2점 1조로 전시 판매되고 있다. 한 디자인으로 크기만 다르게, 때로 재료만 다르게, 때로는 색상만 다르게, 또는 두 점이 모아져야만 하나의 형태가 완성되도록 고안된 작품들이다. 재료는 진주 자만옥 비취 호박 라피즈라즐리 오닉스 등 준보석과 은을 사용했으며 종류는 목걸이 브로치 반지 팔찌 귀고리 머리핀 등 다양하다. 박씨 외에 김미연 김보경 김종희 이숙현 박은주 이윤령 임경수씨 등 31명이 참여했다.
공예전문 큐레이터 전명옥씨는 기획의도와 관련해 “딸이 커서 어머니와 그 삶의 시공간에 간격이 생기더라도 서로가 하나의 추억을 지닌 같은 모양의 장신구를 지니고 살면서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모티브로 삼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작가 중 한 명이 지도하는 워크숍은 10, 11일 오후 1시·4시에 열린다. 참가비(재료비 포함) 1만∼1만5000원. 02-736-1020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