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 최윤겸 감독
프로축구에 대전 시티즌 돌풍이 거세다.
대전은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겨우 1승(11무15패)을 거둔 꼴찌 팀. 그러나 올 시즌 들어 6일 현재 8경기에서 5승(2무1패)으로 당당히 2위를 달리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창단 이래 최다인 홈 4연승(종전 2연승)과 7연속 무패까지 기록중.
그렇다고 전력이 보강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1년 만에 팀이 이처럼 바뀌었을까. 바로 3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구단의 안정적 지원-감독 열정-선수들 자신감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무서운 팀’으로 거듭난 것.
대전은 지난 시즌 내내 구단 존폐가 거론될 만큼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대전시티즌발전시민협의회’가 구단 경영을 맡으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여기에 최윤겸 신임감독이 선수들의 가슴에 불을 붙였다. 부천 SK 감독을 거쳐 올 1월 대전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선수들과 모든 것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했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도 최 감독. ‘실수했다고 절대 기죽지 마라’ ‘고개 숙이지 마라’ ‘골을 먹더라도 자신 있게 먹어라‘ ’행운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찾아 온다‘. 이는 최 감독이 선수들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한 대목.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단장 출신으로 지난해 말 축구단 사장을 맡은 김광식씨도 “우리는 단순히 프로에서 뛰는 선수가 아니라 국가대표와 국가대표 감독을 키우고 싶다”며 감독과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 줬다.
조직력이 점점 나아졌다. 패스 성공률도 50% 수준에서 80% 가까이 높아졌다. 엷은 선수층이지만 골고루 기용하자 팀의 결속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러니 성적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
그러자 대전시민들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유운호 홍보팀장은 “팀 성적이 좋아지자 시민들 사이에 엄청난 축구 붐이 일고 축구장에 관중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전시 주도 아래 250여개 단체를 중심으로 시민협의회가 발족된 뒤 ‘후원회’ 결성이 줄을 이었고 이런 움직임은 올 시즌 고스란히 구단의 지원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용수 KBS해설위원(세종대 교수)은 “최 감독이 앞장서 변화를 이끌었고 이를 선수들이 많은 훈련으로 소화해 낸 것이 대전 상승세의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