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지원활동을 펼쳐온 독일인 인권운동가 노르베르트 폴러첸(45·의사)은 6일 북한의 핵물리학자인 경원하 박사를 비롯해 북한 고위급 인사 20명의 망명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중 일부가 현재 미국 워싱턴에 체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북한 핵개발의 ‘대부’로 알려진 경 박사가 워싱턴에 체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일본 도쿄(東京)에 머물고 있는 폴러첸씨는 이날 오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망명은 북한 김정일(金正日) 정권의 붕괴를 꾀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추진 중인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망명 프로젝트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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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 인권 및 국제종교자유 프로젝트 국장,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그리고 북한 고위인사들에 대한 선전을 담당한 라디오 프리 아시아 등과 함께 지난 여름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임무에 대해 “2000년 12월 북한에서 추방된 이후에도 e메일 등으로 은밀히 북한 내 지인들과 연락을 취해 왔으며 이들과 워싱턴 관계자들을 연계해 주는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폴러첸씨는 “한국이 월드컵 열풍에 사로잡혔던 지난해 여름, 워싱턴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첫 회의가 있었으며 이후 수차례 관계자들과의 회동이 있었다”고 전하고 “이달 중순경 이들과 또다시 워싱턴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은 폴러첸씨가 북한의 핵과학자 1명과 군 고위관리 2명 등 3명이 워싱턴에 머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이날 보도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