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양부모협회의 박영숙 회장(48·여·주한 호주대사관 문화공보실장·사진)이 “최근 잇따라 생명을 위협하는 등의 협박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28일과 30일 낮 주한 호주대사관이 있는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을 나서는데 안경을 낀 40대 남자가 갑자기 다가와 “초산을 부어 버리겠다.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건물 지하 계단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에 따라 28일 자택과 협회 사무실이 있는 지역의 관할 파출소에 신변보호를 요청해 경찰이 집과 협회 사무실 주변을 감시 중인 상태다.
박 회장은 “9년 전인 1995년 수양부모운동을 혼자 시작할 때부터 협박을 받았으며, 외환위기 당시 집 없는 아이들이 많이 생겨 98년 초 수양부모협회를 설립한 뒤 언론에 자주 나가자 이해당사자들인 보육원 등 아동보호시설 관계자들로부터 협박 전화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가정의 달인 5월을 앞두고 CBS와 KBS 등 방송에 출연해 ‘고아들의 시설 수용을 반대한다’ ‘고아의 해외입양을 줄여야 한다’는 요지의 의견을 개진한 뒤 협박이 다시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보육원 등 보호시설 관계자들이 협회를 없애라는 시위도 벌인 적이 있고, ‘우리처럼 돈 받고 (아이를) 키워 줘라’ ‘우리 밥줄을 왜 끊으려고 하느냐’는 협박 전화가 잇따랐다는 점에서 보육원 등 보호시설 관련자가 협박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협박범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박 회장의 말만 듣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박 회장이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수사 의뢰를 하면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동성폭력피해자가족모임 송영옥 대표(45·여)도 6일 전화통화에서 99년 아동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고소 고발에 앞장서면서 가해자와 그 가족들로부터 끊임없이 협박에 시달려 왔다고 말했다.
송씨는 “너무 많은 협박에 시달려 한번은 녹취록까지 만들어 경찰에 고소했는데 증거부족으로 무혐의처분이 내려졌다”고 토로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