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3·LG투자증권·사진). 2m18의 거인 장사 최홍만이 마침내 ‘모래판의 지존’ 이태현(27·현대중공업)까지 무너뜨렸다.
최홍만은 8일 충남 대천체육관에서 열린 2003세라젬배 보령장사대회 단체전 LG투자증권-현대중공업의 결승전에서 프로씨름 입문 이후 처음 이태현을 거꾸러뜨리며 소속팀이 5-2로 승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동아대 2년을 중퇴하고 올해 프로씨름판에 뛰어든 신인 최홍만에게 이태현은 그동안 가장 거북한 상대. 올 설날장사대회와 영천장사대회에서 잇따라 고배를 들었다. 최홍만은 지난달 진안장사대회 백두급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이 대회에선 이태현이 예선 탈락하는 바람에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결승전 초반 0-2로 뒤지자 최홍만을 상대로 찬스를 썼다. 당초 이태현의 상대는 염원준이었으나 현대 코칭스태프가 최홍만으로 상대를 바꿔 지명한 것. 프로씨름 통산 전적에서 2승으로 절대 우위를 보인 이태현이 당연히 최홍만을 이길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 첫 백두장사 등극 이후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최홍만은 백두장사 타이틀만 14번을 차지한 이태현을 긴 상체를 이용한 배지기로 모래판에 눕혔다.
최홍만의 승리에 고무된 LG 선수단은 뒤이어 김기태가 한라장사 타이틀을 11번이나 차지한 ‘탱크’ 김용대까지 무너뜨리는 파란을 일으키며 5-2로 승리, 지난해 11월 구미대회 이후 6개월만에 단체전 정상에 복귀했다.
보령=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