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일 사실상 종전 선언을 하고 ‘이젠 경제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가 애용하는 방법은 TV 출연. 전쟁을 앞두고 연설을 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화난 표정으로 TV 화면을 메우던 부시 대통령은 이달 들어 활짝 웃는 모습으로 시청자를 찾고 있다. 감세정책을 설명할 때는 특히 더 했다. 부드러운 말씨로 청중의 웃음을 끌어내느라 애쓰고 있다.
그의 표정을 바꾸게 한 것은 경제다. 발밑으로 스마트탄을 쏘아대도 일어나지 않을 경제다. 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금리를 현행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리면서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슬그머니 흘려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FRB는 기업들이 최근 ‘생산과 고용’ 모두 삭감했다는 점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 FRB는 긍정적이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해고 증가와 생산의 추가 감축을 포함한 최근 경제 문제의 많은 부분이 이라크전쟁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주 의회에서 “이제 국제유가가 하락했고 미국 기업인들이 전쟁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더 이상 걱정하지 않게 됐으므로 미국 경제가 올해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연준의 앤서니 산토메로 총재는 부정적이다. 지난달 연설에서 그는 “경기회복세가 작년 여름 이후 힘을 잃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것이 전적으로 이라크 상황 때문은 아니며 다른 문제와 불균형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부문의 예측가들은 앞으로 경제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경기 회복세가 너무 더디다는 데 대해 오래 전부터 인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로 경제가 회복된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것을 찾기 어렵다고 이들은 말한다.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거의 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통계에 이들은 주목한다.
7일 증시에서는 시스코의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감과 이익실현 매물로 그동안 잘 나가던 뉴욕 증시의 기술주들이 크게 밀렸다.
전날 장 종료 후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가 2·4분기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정보기술(IT) 분야 수요가 아직 취약하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기술주들은 개장 초부터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