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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갈등 해결 주말 고비

입력 | 2003-05-08 18:52:00


‘막판 대타협이냐, 최악의 교육 혼란이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과 충남 예산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徐承穆) 교장 자살 사건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교육계의 갈등이 이번주를 고비로 중대한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10일 일선 학교 실무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막판 협상을 하기로 하고 교장단도 9일 윤덕홍(尹德弘)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제의한 조찬모임에 응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교육부-전교조 잇단 회동=윤 부총리와 원영만(元寧萬) 전교조 위원장은 7일 오전 비공식 회동을 갖고 12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내리는 NEIS의 인권침해 여부 결정을 수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교육부와 전교조는 이어 10일 윤 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양측에서 추천한 일선 학교 정보화담당 교사들을 배석시켜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NEIS에 대한 입장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NEIS 중단에 따른 1학기 수시모집 차질 여부와 기존의 학교종합행정시스템(CS) 병행시 필요한 추가 비용 규모를 놓고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위원장의 단식농성과 12일로 예정됐던 연가투쟁 찬반투표를 16일 이후로 늦추는 등 교육부와의 막바지 협상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그러나 막판 협상이 좌절되거나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전교조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중간고사와 수시모집을 코앞에 둔 일선 학교들이 학사대란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교육부와의 협의는 NEIS를 유보할 경우 그에 따른 대안 등에 국한된 것이며 수정안이나 타협안은 없다”고 말했다.

▽교장단 한발 후퇴=한국국공사립초중고교 교장회장협의회는 7일 대표단 회의를 열고 11일로 예정된 장외집회 강행 여부를 9일 윤 부총리 면담 이후에 다시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교장단이 당초 강행 방침에서 한발 후퇴한 것은 교육부총리와 전국 시도교육감, 학부모회 등이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데다 교장들마저 장외에서 단체행동에 나서는 데 대한 비난여론 등에 부담을 느낀 때문으로 풀이된다.

협의회 이승원(李升遠·서울 영등포고 교장) 총무는 “교육부총리와 대화를 나눠 본 뒤 집회를 실내에서 개최하거나 연기하는 방안 등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교장들은 “이번 기회에 교장들이 나서 단합된 힘을 보여주고 잘못된 관행을 고쳐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윤 부총리가 교장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7일 회의에서도 “모양새와 여론이 좋지 않으니 집회를 유보하자”는 의견과 “예정대로 강행하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완상(韓完相) 전 교육부총리와 김귀식(金貴植) 전 전교조 위원장 등 교육계 원로 40여명은 13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의 교육현실을 염려하는 교육계 원로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