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를 상대로 한 ‘불법 찬조금’ 모금을 둘러싼 경남도교육청과 참교육학부모회 등의 공방이 가열되면서 이를 근절할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경남지부(지부장 권춘현)는 7일 경남도교육청에서 학부모를 상대로 하는 불법 찬조금 근절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들이 확보한 도내 3개 초등학교 어머니회의 지난해 지출 장부를 공개했다.
참교육 학부모회 경남지부는 “진주 모 초등학교 어머니회 장부에 따르면 교사 선진국 견학비 50만원과 연구학교 보고회 다과 50만원, 교사 배구대회 뒤풀이 28만원 등이 예산에서 지출되지 않고 불법 찬조금으로 조달됐다”고 주장했다.
경남지부는 “이들 3개 학교의 경우 연간 900만∼1200여만원의 찬조금을 거둬 운영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경남지부는 불법 찬조금 모금의 중심역할을 하는 어머니회의 정비와 불법 찬조금 모금에 개입했거나 방관한 학교 관계자의 문책 등을 도교육청에 요구했다.
경남지부 관계자는 “10여개 학교의 어머니회 지출 장부를 이미 입수했다”며 “경남도 교육청이 최근 도내에서 제기된 불법 찬조금 문제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지 않을 경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경남지부는 지난달 말 “경남도교육청이 찬조금 모금과 관련해 창원의 한 학부모가 인터넷 민원을 제기하자 진상파악은 소홀히 한 채 학부모 조사에만 열을 올린다”며 항의방문을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도 최근 도교육청을 찾아 ‘불법모금 거부 교사 선언’을 한 뒤 “학년초만 되면 경남 교육계는 찬조금 모금이라는 고질적인 비리로 몸살을 앓아왔다”며 “학부모 단체와 연계해 부당 모금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운동을 펴 나가겠다”고 밝혔다.한편 경남도 교육청은 창원의 한 학부모가 제기했던 모 초등학교 불법 찬조금 문제에 대한 감사결과를 9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