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에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 내보낸다’는 말이 있다. 봄철에는 피부가 자외선에 민감해져 있기 때문에 햇볕을 쐬면 해롭다는 뜻.
안성에서 열리고 있는 제81회 전국여자정구대회 출전 선수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하루 종일 땡볕 아래서 공을 쳐야 하는데도 그들의 얼굴이 유난히 희게 보인다. 검게 그을린 피부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
알고 보니 대부분 운동하기 전 선 크림과 파우더를 꼼꼼하게 바른다는 것. 쉴 때는 얼굴에 팩을 하고 마사지를 받는 선수들도 있다고. 한 실업팀 선수들은 립스틱까지 곱게 발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자 운동선수하면 까무잡잡한 얼굴에 단발머리가 트레이드마크. 겉모습에 신경 쓰면 운동에 방해될까봐 금기시한 탓.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꽃다운 나이답게 머리도 기르고 외모를 꾸미는 게 어느 정도 허용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여자 실업 최고참으로 지난해 부산아시아경기 3관왕인 김서운(26·수원시청)은 “운동할 때는 열심히 하더라도 외출하면 선머슴처럼 보이지 않으려는 게 요즘 신세대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안성=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