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을 재수사 중인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는 11일 금융감독원이 2000년 2월 나라종금의 2차 영업정지 직후에 나라종금이 동일인 신용공여한도를 초과해 불법 대출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단순 경고조치만 내린 과정에 정치권 인사가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위해 이용근(李容根·구속)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금융감독원 검사역 정모씨 등 금감위와 금감원 직원들을 불러 나라종금 회생을 위해 특혜를 준 의혹과 정치권 인사 연루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또 12일 오전 10시 나라종금측에서 거액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을 공적자금비리 수사팀이 있는 서울지검 서부지청으로 소환, 나라종금에서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는지와 금감원 등에 압력을 넣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안상태(安相泰) 전 나라종금 사장이 차명계좌 수십개를 만들어 나라종금 대주주였던 김호준(金浩準) 전 보성그룹 회장의 자금과 나라종금 자금 일부를 은닉한 뒤 제3자에게 건넨 정황을 일부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캐고 있다.
앞서 검찰은 안 전 사장과 그의 친인척이 실명 또는 차명으로 금융권 전체에 개설한 계좌가 900개가 넘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이 중에서 안 전 사장이 비자금을 관리한 차명계좌 수십개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안 전 사장이 비자금 일부를 양도성예금증서(CD)나 부동산 구입에 사용한 단서를 포착하고 CD 및 부동산의 실제 소유자와 거래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