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부동산 보유세의 과세표준(과표)을 올리는 대신 너무 높게 책정돼 있는 현행 누진율 체계를 손질할 방침이다.
이종규(李鍾奎) 재정경제부 재산소비세 심의관은 12일 “부동산 과표를 현실화할 경우 현행 지방세법상 세율이 대단히 누진적이어서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세정(稅政)원칙상 과표현실화와 함께 당연히 세율하향조정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실거래가액의 평균 30% 내외에 불과한 지방세 과표 현실화율을 5년동안 꾸준히 올려 2008년까지 50%선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과표 현실화와 투기억제, 재산세의 국세전환 등의 문제를 검토할 실무협의체를 지난주 출범시켜 첫 회의를 가진 바 있다.
현행 부동산관련 지방세 가운데 재산세는 주택의 경우 과표에 따라 0.3∼7%의 높은 누진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세율은 과표의 50% 범위 내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가감(加減) 조정할 수 있도록 돼있다. 종합토지세는 종합합산과세시 9단계에 걸쳐 0.2∼5%의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어 과표에 따라 9∼36%의 세율을 적용하는 양도소득세에 비해 누진단계가 대단히 높게 설정돼있다. 이에 따라 과표만 현실화하고 누진체계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경우 세금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 납세자들의 조세저항이 거세지고 오히려 가격체계를 왜곡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