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웬 ‘소맥’?
올 시즌부터 맥주 판매가 허용된 잠실구장에서 ‘소맥’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소맥’이란 맥주와 소주를 섞은 것. 맥주보다 알콜 도수가 훨씬 높은 폭탄주의 일종이다.
잠실구장측은 지난 1일부터 서울시의 허가로 관중들에게 맥주를 팔고 있다. 355ml 들이 캔맥주를 종이컵에 부어 한 사람에게 3잔까지만 판다.
맥주판매에 대한 관중들의 호응은 매우 높은 편. 3시간을 넘기기 일쑤인 야구경기를 보며 시원한 맥주 한두 잔 마시는 기분은 짜릿하다 못해 황홀하다는 것. 관중 4명 당 한명은 맥주를 마신다는 게 구장측의 말이다.
문제는 일부 주당들이 맥주만으론 싱겁다며 ‘소맥’을 만들어 마시는 것. 맥주가 담긴 종이 컵에 200ml짜리 팩소주를 부으면 찰랑찰랑 넘치는 소맥이 금세 완성된다. 소주 등 독주는 잠실구장 반입이 금지돼 있지만 주당들은 잘도 들여온다. 팩소주의 경우 납작하게 접어서 허리춤 등에 넣으면 감쪽같다는 것. 잠실구장 운영본부는 경비인원을 늘려 소주 반입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지만 번번이 승리는 주당들에게 돌아간다. 현실적으로 입장객들의 몸수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차라리 잠실구장에 국제공항의 금속 탐지기 같은 ‘독주 탐지기’를 설치해야 할까보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