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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김은중 28개월만에 태극마크

입력 | 2003-05-12 18:06:00

다시 모인 ‘쿠엘류호’ ‘훨훨 날자꾸나’. 2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12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집결한 23명의 ‘태극전사’들이 본격적인 실전훈련에 앞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2주간의 유럽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은 파주 NFC로 직행해 전력점검에 나섰다. 한편 이날 훈련에는 부상중인 최성국(울산) 최성용(수원) 대신 이기형(삼성) 오승범(상무)이 합류했다. 파주=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축구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죠.”

2년4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12일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나타난 ‘샤프’ 김은중(24·대전 시티즌·사진). 동북중 3학년 때 경기 중 사고로 왼쪽 눈 실명, 방황, 그리고 동북고 2학년을 중퇴한 뒤 97년 프로에 뛰어들어 녹색그라운드에 ‘새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 바로 그다.

김은중은 현실과 싸우는데 익숙하다. 한쪽 눈만으로 프로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른 게 그렇고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는 들지 않았지만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의 ‘찜’을 당한 게 또그렇다. “어느새 프로 7년차가 됐네요. 축구선수가 빛을 보느냐 못 보느냐는 자신감에 달려 있어요. 소속 팀이 바닥을 헤맬 땐 저도 바닥을 헤매고, 팀이 잘 나가면 제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플레이가 잘돼요. 만약 제가 대표팀에 발탁되고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프로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겠죠.”

김은중은 한쪽 눈만으로 다른 선수와 똑같이 플레이할 수 있을 때까지 밤 늦도록 혼자 공을 차며 감각을 익혔다. 요즘엔 완전히 적응됐지만 눈이 피로하거나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훈련 외에 다른 일체의 활동을 중지하고 ‘눈 컨디션’ 회복에 집중한다.

“제가 대표팀 원톱으로 유력하다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다만 쿠엘류 감독이 원하는 원톱이 되기 위해 노력은 해야죠. 원톱엔 골만 넣은 선수가 있고 골도 넣으면서 다른 선수들이 골을 터뜨리도록 도와주는 선수가 있어요. 전 후자가 되고 싶습니다.”

김은중이 황선홍(전남 드래곤즈 코치)보다는 최순호(포항 스틸러스 감독)같은 스트라이커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5월2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예정인 대표팀 훈련멤버 21명은 이날 파주 NFC에 소집돼 3일간의 훈련에 들어갔다. 유상철과 최성국(이상 울산 현대), 최성용(수원 삼성)은 부상으로 곧장 퇴소했고 쿠엘류 감독은 이들대신 이기형(삼성) 오승범(상무)을 추가 소집해 이날 훈련멤버에 합류시켰다.

파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