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공사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오자 일부 자치구와 시민단체는 착공을 연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통대책이 미흡해 혼잡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청계고가는 보수작업을 위해 이전에도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됐으며 94년 10월 성수대교가 무너진 상황과 비교하면 시내 교통이 마비되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교통대란은 기우?=서울시는 청계고가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94년 8월 삼일고가와 이어지는 구간에 대한 부분 통제를 시작으로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삼일고가 구간의 차량통행은 96년 4월부터 완전히 금지됐고 97년 5월∼98년 7월에는 청계고가 전 구간이 폐쇄됐다.
이 때문에 시내 주요 도로가 혼잡을 빚었다. 종로의 통행속도는 삼일고가가 부분적으로 통제된 뒤 22.9㎞였으나 청계고가 전 구간이 폐쇄되면서 19.9㎞로 떨어졌다.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기 전 25.9㎞로 나아졌다.
현재 종로와 흥인문로의 평균 속도는 각각 24.8㎞와 12.7㎞. 시뮬레이션 결과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되면 21.2㎞와 11.3㎞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7년 5월 청계고가 통행이 완전 금지됐을 때보다 빠른 것이다.
서울시는 94∼98년과 비교하면 △버스전용차로 확대 △내부 순환도로 확장 △2기 지하철 완전개통 등으로 교통 여건이 나아졌으므로 청계고가를 철거해도 일부에서 우려하는 교통대란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황기연(黃祺淵) 선임연구위원은 “대규모 공사를 하는데도 승용차 이용이 지금보다 불편하지 않도록 하라는 요구는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힘들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사 초기에는 혼선 예상=청계고가 보수공사나 성수대교 붕괴사고 때 나타났지만 이번 청계천 복원공사 착공 직후 7∼10일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승용차 운전자가 대중교통으로 바꿀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또 승용차를 이용하더라도 어느 도로가 빠른지 확신하지 못해 온갖 방법을 다 쓰기 때문이다.
경찰 자료를 보면 성수대교가 무너진 94년 10월 21∼26일 성수대교의 하루 통행량(10만5000여대) 중 30.6%는 주변 4개 교량으로 분산됐고 나머지 69.4%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으로 옮겨갔다.
이 과정에서 한강다리를 이용하던 운전자들은 전날 지났던 다리가 혼잡하면 다음날 다른 다리로 몰리면서 교량별로 특정일에 혼잡했다 다음날 교통량이 격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 이후 교량별 차량 통행량이 일정해진 것처럼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된 후 7∼10일 지나면 교통편을 바꾸거나 우회도로를 택해 교통량과 속도가 일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평소에도 도심 동서축 도로(율곡로 종로 을지로 퇴계로)보다 교통 혼잡이 심한 남북축 도로(세종로 삼일로 배오개길 흥인문로 훈련원로)의 차량 속도가 떨어지겠지만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서울시 음성직(陰盛稷) 대중교통개선정책보좌관은 “복원공사 전에 연결도로 개설, 우회도로 확장 등 보완책을 마무리하고 공사가 시작된 후에도 시민 불편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