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은 3조원, SK㈜는 1조3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SK㈜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채권단은 SK글로벌을 청산할 방침이다.
채권단이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은 SK글로벌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 자본잠식(총부채―총자산)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2000억원가량 늘어난 4조3874억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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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글로벌 회생 가능성
SK글로벌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19일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 작년 12월 말 현재 SK글로벌의 총자산은 5조5855억원, 총부채는 9조9729억원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4조3874억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은 SK글로벌이 갖고 있는 국내 자산의 가치가 7183억원 하락했고 해외매출채권 2조원은 받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손실처리했다.
또 SK글로벌 해외현지법인에 지급보증을 선 1조8658억원은 대신 지급해야 할 것으로 봤다.
하나은행은 SK글로벌이 해외현지법인에 숨겨놓은 SK텔레콤 해외주식예탁증서(ADR) 등 부외자산(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자산) 4220억원이 발견돼 자본잠식 규모는 4조3874억원으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SK글로벌의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서는 SK그룹의 지원과는 상관없이 자본잠식 4조3874억원을 모두 메워야 한다”며 “SK㈜가 매출채권 전액을 출자전환하면 채권단 몫은 3조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이 SK글로벌에 대해 출자전환하지 않고 청산결정을 내려 SK글로벌이 갖고 있는 자산을 모두 팔아 빚을 갚더라도 5조9188억원이 모자라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