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로코와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에서 잇따른 폭탄 테러는 오사마 빈 라덴(사진)이 지시한 것이며 그가 이끌어온 테러 단체 알 카에다는 미국 내 추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테러, 빈 라덴 지시”=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9일 “빈 라덴이 이미 3개월 전에 오디오 테이프를 통해 모로코와 사우디, 파키스탄 등을 대상으로 순교 작전을 감행할 것을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빈 라덴이 거명한 3개국 모두에서 지난주 연쇄 테러가 발생, 그가 전 세계를 상대로 ‘테러 공격’을 지시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정보국(BND)은 알 카에다가 조직을 재정비하고 아프리카와 사우디,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새로운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고 18일 경고했다.
BND는 또 빈 라덴이 아직 생존해 있으며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에 은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뉴스위크 최신호(26일자)는 알 카에다가 9·11테러 이전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 내 추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알 카에다 요원들은 2001년 3월 텍사스주 크로퍼드에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목장을 극비리에 답사하고 갔으며 이 같은 첩보수집활동 등은 테러 공격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시 미 대통령은 18일 워싱턴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산장에 머물며 최근 잇단 테러 사태에 대한 종합 대응책을 강구하는 등 미국 내 테러 경계 태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다음달 1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서방선진 7개국 및 러시아(G8) 정상회담에서 국제 공조 차원의 대테러 대책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와의 전쟁’ 비난 고조=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테러 공격이 잇따르자 이는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결과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선후보인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18일 NBC방송의 대담 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해 “알 카에다 소탕전에서 승리했다는 부시 대통령의 언급과 행정부의 승리주의는 현실을 과장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게인 하번 의원도 “알 카에다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고 단지 최고 지도부 일부만 제거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알 카에다가 건재한 것은 9·11테러 이후 경계가 덜 삼엄한 편인 연성 목표물(soft target)을 표적으로 삼고 세계 각지의 테러망과 연계해 테러를 공조하는 방식을 택하는 등 공격 방법을 변화시켜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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